정산(定山) 마을은 약 150 년 전에 진양강씨(晋陽姜氏)가 처음 이곳에 정착해 형성된 마을로 추정하고 있다. 정산(定山)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마을 뒷산이 우뚝 솟아 ‘솟뫼’라 부른데 연유하고 있으며, ‘솟뫼’는 다시 ‘솥뫼’가 되어  이를 한문식으로 정산(鼎山)이라 하였는데 마을이름이 아름답지 못하다하여 ‘솥 정(鼎)’자를 ‘정할 정(定)’ 으로 바꾸어 정산(定山)으로 표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솥 정(鼎) 자는 단순히 밥을 안치는 솥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존귀하다’는 뜻도 들어 있으므로 솥 정 자를 썼어도 무방했을 것이다. 특히 중마동과 광양항만을 품고 있는 것을 볼 때, 솥 정 자가 훨씬 마을 풍수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산마을의 특이점은 북쪽에서 골약동 중양(中陽)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를 고삽치(高揷峙)로 불렀다는 사실이다. 옛 날에는 이곳 고갯길이 가파르고 험하여 나라에서 안전을 위해 단(壇)을 놓고 산신에게 제사를 지냈을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1960년 대 초까지만 해도 도이. 성황. 중동마동 주민들이 광양읍으로 가는 유일한 교통로이기도 했다. 이러한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1960년대 말부터 험난한 산 고개를 낮추고 길을 정비하기 시작했으며, 1980년 대 말에 들어와 광양제철소 진입도로 개통으로 4차선 도로를 확포장 하는 바람에 옛길의 흔적은 찾을 수 없게 되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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