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지하차도는 지역 발전 역행한다고 주장
경제청, 100%국비 사업, 광양시와 협의하겠다 

세풍산단 진입도로 지하차도 개설 문제가 지역민과 광양경제청이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해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의회까지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권오봉 경제청장도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광양시와 협의 없이 공사를 진행하지는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 발언이 지하차도 개설 백지화를 뜻하지는 않기 때문에 해법 찾기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나가 현 상황이 기존 광양시 입장과 달리 2013년도와 2014년도에 광양시와 협의해 진행돼 온 것이라고 밝혀, 시 책임론에 대한 파장도 예상되고 있다.

“세풍산단 진입도로 지하차도 개설 계획으로 인해 광양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당초 계획대로 공사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권 청장은 “도로개설사업은 오래전부터 절차가 진행돼왔고, 공법 등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법에 따라 위원회를 꾸려 기술적으로 비용 대비 효과 등을 심의해 지하차도가 비용은 더 들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판단돼 결정된 것”이라며 “현재 국토부 예산도 배정돼 있고 설계도 끝나 시행사도 정한 상태인데, 포기하면 이 사업은 취소되고 국비를 반납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변경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시민들의 입장과 심정,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고, 여러 가지 걱정을 많이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는 만큼, 광양시와 긴밀히 협의해 우려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다만 진입도로가 중요한 게 아니고 세풍산단이 계획대로 진행돼 기업 유치가 잘 돼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창출되는 것이 우선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또한 권 청장은 “절차대로 간다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오해도 풀고 원만히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진입로만 볼 게 아니라, 이런 상황이 된 근본적 원인을 찾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와 관련, 자영업자 송모씨는 “세풍산단은 조성과정에서부터 광양시의 참여 여부를 놓고 그동안도 두 기관이 끝없는 갈등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는데 결국 산단 진입로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광양시민들이 입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광양시의회 역시 지난 20일 제258회 광양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세풍산단 기반시설 전면 재검토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의회는 “광양 미래의 성장 중심 동력이자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으로 크나큰 기대감을 갖고 삶의 터전을 내어주면서 소음, 진동, 분진 등 고통스러운 생활불편을 감수해 왔다”며 “산단 주 출입구를 광양시권과 연결이 어렵도록 불합리하게 개설하는 등 각종 시설계획이 지역 발전에 역행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면 재검토하고 광양경제청은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적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회가 경제청에 요구한 사안은 세풍산단 진입도로 지하차도 설치사업 추진 즉각 중단 및 재검토, 광양복합업무단지의 조기개발과 세풍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 국도 2호선 연결도로 및 북측 진입도로 개설, 산단 내 도시계획도로 확장 반드시 추진, 광양지역 내 정수장을 신설해 용수를 공급 할 수 있도록 용수체계를 변경 시행 등이다.

경제청 모 관계자는“ 이 문제가 본질은 빠지고 지엽적인 문제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100% 순수 국비로 사업을 추진하게 된 만큼 오히려 광양시가 고마워해도 부족할 판에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권 청장 역시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두 기관의 입장이 확연하게 다른 상황이라 해법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세풍산단 진입도로 사업비 372억 원은 모두 국비로 충당되며 지난달 1차로 16년분 90억 원이 집행됐고, 2차로 내달 57억 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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