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광양읍 죽림에 속한 백동마을은 임진왜란 이후 남원양씨가 처음 입촌해 7대까지 살았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옛날에는 ‘백(栢)’자 대신에 ‘비단 백(帛)‘자 써서 백동(帛洞)이라 하였으며 죽림과 사곡을 합하여 통칭하기를 사라실(紗羅室)이라 하였다. 이는 풍수지리상 옥녀봉의 옥녀가 용강리 베틀머리 기두의 베틀로 비단을 짤 때 이 지역이 작업실에 해당된다하여 부른 이름이라고 한다.

한편 백동을 ’잣골‘이라고도 불렀는데「잣」은 옛말로는「산」을 의미하는 말이므로 백동(栢洞)은 ‘산골’이란 뜻도 내포돼 있다하겠다. 한편 백동(帛洞)이라고 불렀을 때는 마을이 매우 부자였으나, 백동(栢洞)으로 바뀐 후부터는 예전 같지 못하다고 마을 주민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생각에 따라서는 미신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마을에는 올곧은 선비였던 강윤수에 대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문헌상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다. 마을 사람들의 진술에 따르면 강윤수는 1881년 백동(죽림리 637)에서 태어났는데 자는 도홍(道鴻), 호는 훤춘당(煊春堂)이였다고 한다.

그는 1920년 백동마을부근인 신기(새터)마을에 훤춘당(煊春堂)이란 서재를 건립하고 후학들을 양성했으며, 한학자로서 왜정시대 창씨개명과 단발령에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자 일본경찰이 갖은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지만 끝끝내 거부하다가 1940년 정월, 일본경찰이 강제로 상투를 자르자 단식으로 항거하다 동년 2월 5일 운명했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구체적인 진술로 볼 때, 강윤수라는 인물이 틀림없이 실존했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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