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마을이야기를 쓰다보면 재밌는 마을 이름들이 등장할 때가 있는데, 중마동 불로(不老)마을도 그 중에 하나다. 불로라는 이름을 들먹이면 대부분 진시황제의 불로초를 떠올리기 십상일 터. 엄격하게 따진다면 그와 전혀 상관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불로라는 이름 자체가 그런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불로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골약면 중동리(중촌지역)용소리,오류리,행정리,불로리,세동리내도(內島)와 당시 돌산군 태인면 길도(吉島)가 병합되어 골약면 중동리에 속하였다. 그러던 중 1989년 동광양시가 생기면서 중마동에 편입됐다. 마을이 형성된 배경과 지명유래를 보면 이렇다.

불로마을은 가야산의 한 줄기가 남서로 뻗어 내려와 해발 141m의 증봉(증산)을 이루는데, 이곳 중산이 불로마을의 진산(鎭山)이다. 이 마을 오른쪽으로는 당그래산이 있었고, 왼쪽에는 이 마을이 등을 대고 있던‘시지몬당’이 있었다. 마을 뒤에는 세동(細洞)이 있었으며 왼쪽으로 내려 뻗은 산이 이 마을의 청룡산이고, 남쪽으로는 바리섬(발도:길호)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지금의 동광양 중앙초등학교 주변이 불로마을이 자리했던 지역이다.

불로(不老)마을은 1700년대 중반에 영천이씨 남곡공파(南谷公派)에 속한 암곡공파(岩谷公派) 후담(後聃:1725~1792)이 광양읍에서 이 지역에 처음 입촌한 이후 후손들에 의해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전해져오고 있다. 처음에는 마을지세가 중(僧)이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여 불무동(佛舞洞)또는 불무댕이라고 했는데 영천이씨들의 자손이 귀해지자 중(僧)과 관련된 이름이 되어 자손이 귀한 것이라고 여겨 손(孫)이 끊기지 않고 오래 사는 마을이란 의미를 담아 불로(不老)라고 개칭했다고 한다. 불로(不老)의 원뿌리 의미는‘산고개 아래에 터를 잡은 마을’이란 뜻인데, 산의 옛말이 ‘불’이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하겠다. 불로의 변천과정을 보면 산고개=불+재→붇의재→붇오재→불오재→불로(재)로 변천 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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