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기술적인 문제나 하자가 전현 없던 유망한 지역업체를 외면하고 서울 모 업체에 맡겨 공사를 마쳤던 중마동 우수저류지가 완공된 지 2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빗물을 저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용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심지어 당시 공사를 마친 지 1개월도 되지 않아 인근 인도로 역한 냄새를 풍기는 물이 스며 나와 부실공사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러 일으켰다.

2012년 당시 우주저류시설 시공법을 놓고 업체와 시관계자 간에 큰 이견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광양시는 우수저류시설 설치 설계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으나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광양시 재난 안전관리과에 근무했던 오 모 과장은 “지역업체(픽슨)에서 주장하는 파형강판에 의한 시공법과 PC공법(콘크리트)에는 서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시공경험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파형강판보다 PC공법을 선택하게 됐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아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법적으로 지역 업체를 사용해야한다는 강제성도 없는데, 굳이 지역 업체 제품을 쓸 이유가 어디 있는가?” 라며 오히려 역 반응까지 보여 지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취재 결과, PC 공법을 선택하기 위해 공사금액을 애초에 18억으로 책정했다가 픽슨이 용역설계를 해 본 결과  16억을 책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공사금액을 의도적으로 16억으로 조정하는 등, 처음부터 PC공법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갖게 만들었다. 심지어 시관계자들은 PC 공법을 사용한 곳 6군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와서 내린 결론이라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파형강판(픽슨)을 설치한 곳은 고작 2곳만 시찰을 하고 온 것으로 밝혀지는 등 처음부터 파형강판을 배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속속 드러나기도 했다.

우수저류시설은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저장한 후 바깥수위가 낮아진 후에 방류하는 시설로 집중호우에 의해 하수관로가 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빗물을 가둬본 적이 없어, 150억을 들여 완공한 저류시설의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남 前 모 도의원의 말에 따르면“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지하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했지만 여건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우수저류시설이 150억을 들여서 만들어야 했는지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시관계자는 “지하에 주차장을 설치하게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애당초 불가능했다”며“ 한 번의 수해 피해를 위해 우수저류지를 만들었는데 그동안 비다운 비가 오지 않아 아직 물을 한 번도 가두지 못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우수저류시설을 공사할 당시 중마저수지와 관을 연결시켰는데 중마저수지가 가득차게 되면 우수저류시설로 빗물이 공급돼는 구조” 라고 덧붙였다.

현재 가야산에서 쏟아지는 빗물은 와우 저수지와 중마저수지로 유입되고 있으며, 우수저류시설은 2년 째 빗물을 한 번도 저장하지 못한 채 전기료와 각종 시설관리비가 해마다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총 150억이 소요된 우수저류시설은 여름철 집중호우 시 1만3750t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돼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