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없는 공장이라 불리는 관광산업의 집중육성이 각 지자체마다 이미 발 빠르게 진행되면서 광양시도 이에 뒤쳐질세라 분주하게 나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그 중 관광산업을 이끌어 가는 중심축인 축제는 지역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광양시는 풍부한 관광자원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산발적으로 열리는 크고 작은 축제들이 선택과 집중을 저해하면서, 대표축제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이미 몇 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양항을 기점으로 한 항만불꽃축제를 대표축제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에 광양경제신문에서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광양의 관광산업과 축제의 현주소와 불꽃축제에 대한 필요성, 타 지역 불꽃축제를 진단하는 기획보도를 2회에 걸쳐 준비했다.

▲ 이순신 대교 야경

광양의 축제, ‘우리들만의 리그’

흔히들 광양도 타 지역 못지않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백운산과 섬진강, 4대 계곡 등 우수한 자연환경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산업 발전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로 광양을 찾는 관광객들은 천혜의 자연조건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을 원하지만 광양의 관광지역은 아직 숙박시설, 위락시설, 체험장 등 각종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현재 광양을 대표하는 매화축제

 또한 해마다 광양시는 크고 작은 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매화축제를 제외하고는 다들 고만고만한 축제들이라 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있다.

 문제는 축제가 관광객 유치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축제보다는 늘 이벤트성 행사로 끝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늘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는 수준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광양시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는 매화축제가 유일하지만 이 축제 역시 머무는 관광객보다는 구례나 하동을 경유하는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숯불구이축제, 전어축제 등이 있지만 내용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질 않는다. 국가적인 대규모 축제라고 하면 모를까 지역사회에서 하는 축제들은 어쩔 수 없이 가끔은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광양시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매년 지역마다 나눠지는 축제는 시민들이나 관광객들로 하여금, 질적인 면에서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각 지역마다 지금의 축제를 유지하되, 광양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표 축제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면, 지역 관광산업 발전의 기여는 물론, 볼거리가 생겨 광양시 축제를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제언했다.

불꽃축제, 짧지만 효과는 크다

 전국적으로 지역별, 산업별로 특·장점을 살린 다양한 축제가 열리곤 한다. 수원 화성문화제,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 등과 같이 지역 문화재를 콘셉트로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의미를 결합한 축제도 있고, 지역 자연환경의 특성을 살려 체험형 축제를 구성한 화천군 산천어축제와 보령 머드축제 등도 유명해서 많은 외국인들이 참가하곤 한다.

 이 외로도 하이서울페스티벌, 천안흥타령축제 등 공연·예술·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제나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이 특정 산업을 주제로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축제도 참 많다.

 이 중 불꽃축제는 지역 환경의 특성을 살린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는 세계불꽃축제를 개최해 하루 100만이 넘는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또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도 부산국제불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포항에서도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열리는데 아 기간 동안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운집하고 있어 지역주민 및 관광객들에게 축제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 지난 2010년 광양항 일원에서 열린 광양선샤인페스티벌

 이밖에도 가깝게는 인근 여수시가 올해 불꽃축제를 처음 개최해 호응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도시 규모가 비슷한 광양시로서는 대충 넘어가고 볼 일은 아니다. 이처럼 국내 대표적인 불꽃축제의 공통점은 바닷가와 강 등의 수변지역을 중심으로 대교나 산업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축제의 기간이나 시간은 짧지만 그 짧은 불꽃의 찰나를 보기 위해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운집하는 효과는 실로 굉장하다고 할 수 있다.

 축제 전문가들은 “축제의 기본은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고, 요즘 트렌드는 산발적 축제보다는 대표 축제를 제대로 개최하는 것이다”며 “다른 도시에서 개최하는 축제가 잘 되니까 무작정 따라하는 축제가 아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장기간 끌고 갈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누가 뭐래도 광양은 국제적인 항만과 세계적인 철강회사가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따라 얼마든지 세계적인 불꽃축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볼거리만 제공하는 축제가 아닌 지역 경제까지 특수를 누리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물론 광양시는 인구규모에 있어 그들 대도시와 비교한다는 자체가 조금 무리수가 있기는 하지만, 어떤 축제를 구상하는가에 따라 거기에 버금가는 경제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불꽃축제의 득과 실

 축제의 경제적 효과는 보통 직접적인 경제 수익 효과와 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로 구분될 수 있다. 직접적인 경제 수익 효과는 축제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소비하는 금액과 축제를 운영하며 발생하는 판매금액 등으로 측정되는 실질적인 거래 수익을 말한다.

 간접적 경제 파급효과는 축제를 진행하며 발생한 지출과 관람객의 소비에서 파생되는 여러 효과를 계산해 측정된다. 축제는 특히 간접적 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기에 경제적 편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축제가 열리면,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용이 유발되기도 하고, 축제 내에서 직접적으로 거래되는 항목 외로도 부수적으로 연계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등의 생산과 거래를 유발한다.

▲ 지난 2010년 광양항 일원에서 열린 광양선샤인페스티벌

 불꽃축제가 단순히 잠깐 동안만 보고 끝난다고 생각한다면 섣부른 판단이다. 부산불꽃축제만 보더라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료좌석인 관광상품석 판매에 나서 지난해보다 2000석이 많은 6000석 이상이 판매됐다. 거기에다 유료좌석 1500석이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판매돼 지난해 외국인 판매량 670석에 비해 2.5배 늘었다.

 국내 판매석도 부산은 834석으로 전체의 26.4%에 그친데 비해 수도권 669석(21.1%) 등 부산 이외의 지역이 2322석에 달해 전국 단위의 불꽃축제로 성장할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자 지역 경제가 특수를 누리며 보통 때보다 무려 40%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국내 대표적인 불꽃축제 장소는 대부분 수변지역을 중심으로 대교나 산업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광양시의 여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광양의 이순신대교와 컨테이너 항만, 글로벌 기업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등이 있다는 것은 불꽃축제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불꽃축제가 개최된다면 또 하나의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이 확보됨과 동시에 광양시와 광양항의 국내외 인지도 및 도시 위상재고를 고려했을 때 비용보다 더 큰 이득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불꽃축제가 단시간 내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만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아 있다.

 일각에서는 하루에 수천발 많게는 10만발이 넘는 불꽃을 쏘아 올리는 축제방식과 특정장소, 특정시간대에 수십만의 관객이 운집하는 1회성 축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교통체증과 바가지 요금 등으로 도시 이미지가 나빠지고, 오히려 외지관광객의 재방문의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근 여수시에 지난 8월에 열린 불꽃축제에는 행사 전부터 시작된 교통체증과 주차문제로 교통대란이 발생했으며, 일부 영업점의 자릿세 요구로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대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불꽃축제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한 후 새로운 형태의 불꽃 축제를 추진하게 된다면 미래 광양시는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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