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으로 차를 몰았다. 딱히 목적지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때론 발길 닿는 대로 가는 것도 여행이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 강진군은 의외로 볼 것이 많고 생각할 것이 많은 고을이다. 거기 가면 다산 정약용을 만날 수 있고 시인 김영랑을 만날 수 있고 청자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남도 답사 1번지답게 가우도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얄밉게도 강진군은 자연지리를 적절하게 활용해 관광객을 빨아들이고 있다. 하긴, 이렇다 할  산업이 없는 강진군으로써는 아주 잘한 일이고 또 현명한 일이다. 강진군에 따르면 가우도 출렁다리가 완전 개통된 지난 2014년, 가우도를 찾은 여행객이 18만 명이었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던 것이 2015년에는 50만명에서 지금은 60만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들자 먹거리와 숙박업계도 덩달아 활성화 되고 있다. 

가을, 가우도 출렁다리를 걸어 보세
가우도를 뭍과 이어주는 출렁다리는 두 개가 설치돼 있다. 대구면 저두마을과 이어주는 다리가 438m, 도암면 망호마을과 이어주는 다리가 716m다. 폭은 2.2m에 이른다. 이름은 출렁다리지만, 흔들림은 거의 느낄 수 없다. 특이 한 것은  사람만 건널 수 있는 도보교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가우도 주민들은 처음엔 여느 섬처럼 자동차도 다닐 수 있는 연륙교를 원했다. 하지만 섬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바람에 현재 가우도 다리로 결정됐다.  

가우도(駕牛島)는 아주 작은 섬인데, 이름 그대로  보은산을 소의 머리로 여기고, 섬의 모양이 소의 멍에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다. 면적은 32만㎡(9만 7000평), 해안선은 2500m에 이른다. 임야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암만이 품은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주민이라고 해봐야 14가구 32명(남 15명, 여 17명)이 살고 있다. 가우도 출렁다리의 매력은 누구나 접근이 쉽고 또 가우도 섬 전체를 돌아보는 데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섬처럼 산세가 험한 것도 없고 바다를 보며 걷는 둘레길은 또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널 만나기 전까지는 

바쁘다는 핑계로
꽃밭을 지나쳤어
별들도 지나쳤고
노을도 지나쳤지
낙엽도 지나쳤고
가을도 지나쳤어
널 만나기 전까진
널 그리워하기 전까진
   홍석주 詩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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