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자체는 악도 선도 아니다. 흔한 말로 칼이 의사 손에 들려 있느냐 아니면 강도 손에 들려있느냐의 차이로 보면 될 것이다. 욕망을 사용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욕망의 성격도 달라지는 것이다. 무릇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모두 욕망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세상의 모든 사랑은 욕망을 배경에 깔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을 아닐 테다. 상대방을 소유하고 싶다는 또는 상대방과 하나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 때문에 우리는 계속 종족을 번식하게 되는 셈이다.
욕망은 사랑을 낳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사랑을 파괴할 수도 있다. 여기에 바로 사랑과 욕망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금지하는 것이 많으면 욕망도 더 강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를 공식화하면 이렇게 된다. ‘금지는 욕망을 낳고 선은 악을 낳는다.’ 어쨌거나 교과서대로 살아지지 않는 게 우리 삶이다. 시시각각 수많은 변수가 돌출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내의 마음에는 늘 욕망이 밖으로 뛰쳐나오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싶다. 물론 종교와 윤리와 도덕이라는 철창으로 가둬두기는 하지만, 욕망이 울부짖는 소리까지 어떻게 제어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 도덕적인 인간이 되려고 몸부림치기도 하고 뭔가를 초월하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되는 것이다. 그래봐야 욕망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기는 마찬가지겠지만.

결국 욕망과 비움 그리고 선과 악은 이란성 쌍둥이에 다름 아니다. 한마디로 “나는 욕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가 바로 모든 사람의 실존적인 모습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욕망을 제대로 안다면 욕망을 제어하는 기술도 어느 정도는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욕망을 무관심하게 대해서 안 되는 이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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