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지역상권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어야

 여전히 서민들의 살림은 더 팍팍해지고, 그렇다보니 소비는 줄고 그 여파는 상권위축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를 더욱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소상공인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경제침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면서 이제는 소상공인 스스로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광양시의 경우도 원도심 주민들과 상인들이 중심이 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움직임을 보이며 희망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광양시의 도시구조상 광양읍권과 중마동권역의 동서로 양분돼 있고 신시가지와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행정, 업무기능의 이전 및 기능분담이 원도심 기능의 경쟁력 약화와 주도기능의 상실로 이어지면서 광양읍은 이미 도심공동화 현상이 진행 중이다. 중마동 역시 국도 2호선을 기준으로 위 아래로 상권이 나눠지다 보니 원도심인 중마1통을 중심으로 한 인근지역은 상대적으로 급격하게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마1통의 경우 이를 타파하기 위해 광양시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협의한 결과 전라남도의 디자인거리 조성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예산을 지원받게 되는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다. 옷은 입었다. 하지만 아직 첫 단추를 끼지는 않았다. 광양시와 주민들이 이번 사업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이끌어갈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지역상권 활성화로까지 연결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번 사업의 가장 핵심적 포인트인 것이다.

문화가 通하는 디자인 거리 조성

광양시는 지난 18일 전라남도가 주관한 디자인 시범거리 조성사업 공모에 ‘문화가 통(通)하는 디자인 거리’ 조성사업이 선정 됐다고 밝혔다. ‘문화가 통(通)하는 디자인 거리’ 조성사업은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점차 침체돼가고 있는 중마동 1통 거리에 야간경관조명, 간판정비, 문화공간을 조성, 문화가 있는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 중마1통을 포함한 사업 대상 지역

 즉, 깨끗한 거리 가로경관과 관광자원화를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이 찾는 거리로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을 도모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시는 이번에 확보한 도비 6억원에 시비 14억원을 포함해 총 20억원을 투입하고 2018년 공사 완료를 목표로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인 중마동 1통은 지난 1987년 택지개발 당시 중마동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지역으로, 시청 및 관공서가 들어서면서 광양시 경제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지만 현재 주변의 신시가지로 상권과 인구가 이동해 상권이 쇠퇴하고 주거환경이 악화돼 개선이 시급한 지역이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사업대상지 인접부에 지상 48층인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440세대 중 일부 세대가 입주를 시작함에 따라 입주민들을 유인해 지역재생과 상권활성화가 동시에 형성될 수 있도록 사전에 사회기반시설을 재정비하고 주민편의시설 확보 등 마을 경관개선도 시급했다. 때문에 그동안 이곳 주민과 상인들은 주변환경 개선을 위한 건의를 광양시에 지속적으로 해왔다.

▲ 중마1통 일원의 쇠퇴 원인 가상도

 오태영 도시과장은 “중마동의 중심 상권이었던 중마1통이 쇠퇴해 감에 따라 그동안 주민들의 요구와 건의가 끊이질 않았던 만큼, 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에 대해 매우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시는 이번 사업으로 지역민과 함께 광양시를 대표하는 명품 디자인 거리를 조성하고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해 매력적인 도시 이미지를 널리 알려, 시범거리 조성 효과가 중마1통에 그치지 않고 관내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와 예술에 유통까지 어우러져야

 사업대상지인 중마1통 내에는 광양예총(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광양지부), 음악협회, 관악협회 등 다양한 문화단체들이 집중 분포돼 있고 인접한 커뮤니티센터에 예술고등학교가 개교할 계획이어서 일정부분 문화예술의 인프라 구축과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 거기에다 이번 디자인 시범거리 조성사업까지 더해진다면 광양시의 문화중심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 장소로 적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광양시의 계획은 중마1통을 중심으로 인접한 지역을 권역별로 나눠 3단계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이곳 3개 권역의 상가 수는 373곳으로 사무실이 74곳 19.84%, 음식점 60곳 16.09%, 판매점 55곳, 14.75%, 서비스점 37곳 9.92%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빈 점포의 비율이 20곳 5.36%를 나타내면서 현재 침체된 이곳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시는 우선 1단계 사업으로 △빛으로 물들이는 야간경관조명 설치 △디자인 벽면정비 △주민자율 디자인 간판개선사업 △유통업종 유치 △문화공간 조성 △깨끗한 전선 정비 △지역 역량 강화사업 등을 펼친다.

 이후 2단계 사업으로 △예술인의 거리 조성 △범죄예방디자인 공원정비사업 △디자인 간판개선사업 등을 연차적으로 시행 한 후 3단계 사업으로 △가로수 식재 정비사업 △커뮤니티 가로 경관정비사업 등을 끝으로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시로 디자인 보도블록 정비사업과 각종 문화행사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 사업대상 3개권역 상가수 통계표

 무엇보다 사업대상지 주민들은 문화와 예술도 좋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상권활성화에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태균 도의원은 “예전 중마동의 중심상권이었던 중마1통의 쇠퇴는 지역상권 침체로 이어졌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유통까지 어우러진 디자인거리가 돼야 한다”며 “본 사업이 단순히 볼거리만 강조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야하기 때문에 패션 등의 유통업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중심으로 문화와 예술, 유통업이 융합된 특화거리로 가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고 제언했다. 

사업지역 내 주민의 적극적 참여 관건

 전국적으로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경제 침체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결코 성공적인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어느 지역이든 항상 원도심 활성화 방안은 중구난방으로 추진될 우려를 낳고 있다. 마찬가지로 광양읍이나 중마동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 대상지역 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 절차 등 의견 수합 과정은 주민들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관련 부서와 각종 위원회 위원들도 제각각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참여도 부족으로 구도심 재생사업이 실패했던 각 지자체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행정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 사업 구상과 계획 수립, 추진 등의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이안휘 중마 1통 통장은 “중마 1통이야 말로 광양시의 역사성이 가장 깊게 배여 있는 곳인데, 그동안 소외되고 방치된 이곳 골목길을 살린다는 것은 여러모로 깊은 의미가 있다“ 며” 주민들 역시 이곳 거리를 명품거리로 조성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두 환영하고 있는 만큼, 주민 공감대와 협조 없이 일방적 사업추진은 없을 것이며, 향후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광양시와 수시로 논의 할 것이다”고 말했다.

▲ 남원 용남시장 일원의 벤치마킹

 김상희 광양시 도시경관 팀장은 “이번 사업을 위해 추진협의회에서 남원 용남 시장 일원과 순천 행동문화마을 일원을 벤치마킹 했고, 그 결과 경관개선 필요성과 업종 단일화에 대해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며 “지속적인 마을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스스로 개선사업의 필요성을 알고 주체가 되어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중심이 아닌 주민주도형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시설 사후관리 및 지속적인 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상인 및 주민역량강화를 위해 전문가를 초청, 내실 있는 디자인포럼 교육을 실시하고 지역주민들의 능력을 배양하는 한편, 상권활성화를 위한 상인역량강화 교육과 고객 유치를 위한 특화 업종 유치를 유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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