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휴게소 뒤편으로 보이는 마을이 아동(鵝洞) 마을이다. 아동마을은 약400년 전 금령김씨(金寧金氏)가 처음 입촌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던 것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마을 이름이 약간 특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이름에 ‘거위 아(鵝)’자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마을 이름이 그렇듯 이 마을 또한 지세(地勢)의 모형을 따 그렇게 지었던 것이다. 풍수가들의 말을 빌려보면 거위 또는 백로가 날개를 펴고 강으로 내려앉으려는 모습으로 백로하강(白鷺下降)의 형국이라는 것.

마을이 형성된 지역이 두루미 머리에 해당된다 하여 한 때는 ‘두루미머리’로 불렀는데 이를 한문식으로 표기하다보니 아동(鵝洞)이라 표기했던 것이다. 재밌는 것은 두루미가 하강해 신답마을의 논골에 있는 고동(螺)을 쪼아 먹으려는 형국이라는 사실. 그러나 아(鵝)라는 한자에는 ‘늘어놓다, 베풀다(陳)’ 등의 뜻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좀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마을 앞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섬진강 휴게소가 생겼기 때문이다.

비록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이곳에 휴게소가 생긴 것은 어쩌면 두루미(자동차)가 하강(정차)해 고동(먹거리)으로 배를 채우고 가는 장소라는 것을 이미 수 백년 전에 내다봤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고, 그럴 개연성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