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 마을

사곡면에 속한 동네 중에 억만(億萬)이라는 마을이 있다. 누가 들어도 마을 이름이 ‘재밌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싶다. 혹자는 많은 돈을 먼저 떠올리기도 할 터인데,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이곳 주변에 훗날 금광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물론 1872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억만지역에는 통정리(桶井里)와 제비리(蹄飛里)라는 마을이 있었다. 통정은 억만마을에서 호암마을쪽 우측에 위치한데 현재는 통천(桶泉)이라고 부르며 제비리는 억만마을에서 광양읍 쪽에 위치한 마을로 현재는 금너리라 부르고 있다. 

사곡리는 문헌상 아주 오래된 마을로서 통일신라말 또는 고려시대에「사어곡부곡(沙於谷部曲)」이라하였는데 명칭 의미는 당시 이 고장에서 생산된 사철(沙鐵)이라는 뜻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이름 변천 과정은 사어곡부곡(沙於曲部曲)→ 사라곡리(沙羅谷里)→ 사곡리(紗谷里)로 되었으며 사곡초등학교 건너편주유소근처에서 삼한시대의 유물이 수습된 것으로 보아 이 고장에 사람이 살았던 시기는 서기 약200년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억만 마을은 진주정씨(晋州鄭氏)가 처음 정착하였다고 전하나 입촌 시기는 알 수 없으며 마을이름도 처음에는 어마정(御馬亭)이라고 하였다. 이는 마로산성의 입구가 되는 이곳 마을을 지나다니던 장수들이 산성에 오르기 전에 말을 멈춰 쉬었다가는 정자가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그리고 ‘금너리’는 본래 ‘굽너리’라 하였는데 문헌상으로는 제비리(蹄飛里)라 하여 마을형국이 말굽이 날아가는 모습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으로 일제시대 이곳에 금광이 생김에 따라 이와 관련, 굽너리가 ‘금이나는고장’이란 뜻인 ‘금너리’로  변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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