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는 양귀비과의 한해살이 꽃이다. 아편꽃 또는 앵속(罌粟)이라고도 한다. 아편을 만드는 데에 쓰며, 농작물로 재배하기도 한다. 아편을 합법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불가리아·그리스·인도·일본·터키·러시아· 등이며, 한국에서는 법으로 재배가 금지되어 있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추정된다. 이미 기원전 10세기경 수메르인들의 공예품에서 양귀비의 형상을 볼 수 있다. 양귀비에서 아편을 추출하는 법은 고대 그리스인도 알고 있었는데, '오피움'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인들이 붙인 말이며, 이것이 중국에서 '아편'으로 음역되었다. 이런 양귀비꽃이 광양지천에 피어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 마치 핏물이 그대로 스며든 것처럼 보이는 양귀비는 확실하게 사람을 매혹하는 힘이 있다. 

꽃잎은 져도 향기는 남고, 임은 가도 그리움은 남는 법
아름다움 자체는 죄가 아니다. 다만, 그 아름다움을 소유하려고 할 땐 상황은 달라진다. 인류사에 있어 미모 때문에 역사가 바뀐 사건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미인계(美人計)가 병법 중의 하나가 되었겠는가.

양귀비꽃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중국의 4대 미인 중의 하나였다는 양귀비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다 알다시피 양귀비(楊貴妃,)는 당 현종의 후궁이자 며느리이다. 그녀의 성은 양(楊)이고 이름은 옥환(玉環)이며, 귀비는 황비(후궁)로 순위를 나타내는 칭호다. 당 현종에게 총애를 받았지만, 그것이 과도하여 끝내  안사의 난이 발발하는 원인이 되었고 이 역사적 배경을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부른다. 

요즘 광양시 곳곳이 이런 양귀비꽃이 사내들의 눈길을 붙들고 있다.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지 못한 꽃은 이미 꽃의 존재가치를 상실하는 법인데, 양귀비꽃은 곤충뿐만 아니라 사람들 가슴까지 뛰게 만드는 것을 보니 과히 꽃 중의 꽃이라 부를만하다. 

사람들은 흔히 양귀비를 심으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꽃양귀비 종류는 관상용으로 심어도 된다. 물론 일반 양귀비는 절대 심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관상용 재배가 허용되고 있는 양귀비는 개양귀비, 셜리양귀비가 있는데 관상용으로는 개양귀비를 개량한 셜리양귀비(Shirley Poppy)를 많이 심고 있다. 흔히들 ‘양귀비’라는 이름 때문에 아편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개양귀비(셜리양귀비)로는 마약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양귀비와는 달리 재배에 규제받지 않는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