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智慧)보다는 지식이 차고 넘치는 시대다. 이젠 전문가들이 지식을 독점하는 시대는 끝났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금한 것은 즉시 검색만하면 된다. 이렇다 보니 부작용도 많이 따르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지혜를 숙성시키는 항아리라고 할 수 있는 사색(思索)이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는 것.

시대의 흐름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영 개운치가 않다. 지혜는 아무리 검색창을 뒤진다 해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지혜는 사색이라는 필터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사색은 또한 독서라는 자원을 공급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직감과 통찰은 모두 독서(사색)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이다.

너도 알고 나도 다 아는 보편적인 지식은 별 의미가 없다. 이러한 지혜는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고도 볼 수 있는데, 올바른 것은 안으로 끌어 모아서 내면화시키고 옳지 않는 것은 밖으로 내버릴 줄 아는 게 지혜인 것이다. ‘지혜로울 혜(慧)’ 자가 ‘빗자루 혜(彗)’ 자와 ‘마음 심(心)’ 자로 구성된 이유다. 빗자루의 기능을 생각하면 얼른 이해가 갈 것이다. 자고로 사색이 빠진 검색수준에서 지혜는 절대 자라지 않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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