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길호 마을

길호(吉湖) 마을은 한때 돌산군에 편입된 적이 있다. 당시에는 태인도를 비롯해 여러 도서마을이 그랬다. 그러다 1914년 돌산군이 폐지되면서 길호는 골약면에 속하게 됐다. 초기에는 길호가 아닌 길도(吉島)라고 불렀다. 길도라는 마을 이름이 길호로 바뀐 것은 1986년대쯤이다. 1980년대 초, 광양제철 건설로 인해 현재 마을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이름대로 사통팔달을 연결하는 길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마을형성 및 지명유래를 보면 길호 마을은 서북쪽의 산등성이를 뒤로 하고 동쪽과 남쪽산기슭을 따라 이루어졌다. 

길도(吉島)라는 이름은 바리섬 발도(鉢島), 안 섬 내도(內島), 쭉 지섬 익도(翼島) 등이 합쳐 이루어진 마을이다. 1930년 경 일본사람이 경영하던 금곡상회에 의해 중촌과 오류마을 앞바다를 간척하였는데 이때 중촌과 오류마을 사이가 농토로 바뀌게 되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배를 이용, 육지로 나들이를 하였는데 중촌과 오류마을로 연결되는 노딧목을 통하여 육지로 나들이를 댕겼던 것. 후에 안 섬 내도(內島)의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었던 바리섬 발도(鉢島)를 간척사업 한 뒤 바리섬과 연결되자 이 두 섬을 합해 ‘길호(吉湖)’라 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길도를 기러기 형국처럼 생겼다 해서 기럭섬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를 한문식으로 개명하는 과정에서 음이 비슷한 길(吉)자를 차음해 길도(吉島)라 부른 것으로도 보고 있다. 그런데 ‘좋을 길(吉)’이라는 한자는 우리말 길(way)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기들 마을이 좋은 길(道)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길호는 길호대교와 이순신 대교 등 교통요충지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길호 마을은 1410년 쯤 진양정씨(晋陽鄭氏)가 처음 입촌해 마을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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