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강 저곡마을

저곡(楮谷)마을은 봉강면에 속한 마을로 닥나무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닥나무 저(楮)자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는 부저리(釜楮里) 지역에 속했지만 지금은 행정구역상 저곡(楮谷)이라 부르고 있다. 저곡마을은 1730년 경 김해 허씨가 처음 이곳에 정착해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해김씨의 시조인 수로왕의 부인이 바로 인도계 여인으로 허씨의 시조를 이루고 있는 허황옥이다. 수로왕은 그 당시에 국제결혼을 한 셈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볼 때 이곳에 정착한 허씨 역시 왕가의 자손임을 알 수 있다.  빼어난 문장가인 최산두가 이곳 출신이라는 것은 어쩌면 그런 마을 분위기가 한몫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저곡의  옛날 이름의 원뿌리는 ‘닥실’ 또는 ‘달실’이었는데, 전문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닫골→닥골→ 닥실→ 달실로 변화를 겪어 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닫골”이라고 하는 옛말의 뜻은 ‘산골 골짜기마을’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닥실’을 한문식으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저곡(楮谷)으로, 달실은 월곡(月谷)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옛날에 이 지역에 닥나무가 많았다는 자체만 보더라도 그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다하겠다. 그런데 저(楮)자에는 닥나무라는 의미만 있는 게 아니라, 지폐 즉 돈이라는 뜻도 내포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마을이 부자 마을로 번창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