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중에 사과처럼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과일도 드물지 싶다. 그러나 사과(沙果)라는 말이 한자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것을 모른다고 해서 사과를 먹는데 지장은 없다. 그런데 왜 하필 모래 사(沙=砂)자를 썼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면 사과 맛이 약간은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맞다. 사과의 속살이 마치 모래알처럼 사각사각해서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다. 사과를 씹다가 뱉어 본 사람은 이 말에 동의를 하지 싶다.

사람들은 흔히 세상을 바꾼 3개의 사과에 대해 말하곤 한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 뉴턴의 사과, 그리고 사람들의 사고를 바꾼 스티브잡스의 사과가 그렇다.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보탤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당신의 사과(謝過)가 그렇다. 사과재배지역인 대구에서는 사과(沙果)를 선물해 용서와 이해를 구하는 사과데이(謝過day)를 제정 했는데, 동음이의를 활용한 재밌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잘못을 시인하는 사과야 말로 품종이 가장 뛰어난 그 어떤 사과보다 맛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관계를 회복하는 지름길도 어떻게 사과하는 가에 달려 있다하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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