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마을

요즘 관동마을은 다압매화축제로 인해 덩달아 떠들썩할 때다. 나고 드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을 시기다. 물론 다압매화마을이 가장 많은 매화가 피기는 하겠지만 좁은 지역 여건상 다압 전체가 아름다운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관동마을 역시 언덕마다 하얀 눈꽃이 내린 것처럼 아름답다. 그런데 마을 이름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벼슬 관(官)자를 써서 관동(官洞)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이다. 이 글자만 보면 이곳에 관청이 있었거나 또는 벼슬한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역시 본뜻하고는 거리가 있다. 왜냐하면 관동마을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관동마을의 어원 변천사는 ‘깃골’또는‘귀잇골’등으로 구전되어 오는데 이는 ‘기골이 장대하고 훌륭한 사람이 많이 나는 골‘ 이라 하여 불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깃골’을 한문식으로 음차(音借)하는 과정에서 관동(官洞)이라 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로는 관동(官洞)=귀잇골 즉 그 지역의 가장자리, 옛날 섬진강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마을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자리를 뜻하는 ‘가장’은 우리말로→갓→가상→가장으로 변화를 거쳤는데 여기서‘갓’을 한문으로 쓸 때 벼슬을 뜻하고 머리에 쓰는 갓에 의미를 두어 관동(官洞)으로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1600년경 경남진주에 살던 청주정씨 부부가 꿈에 선친이 나타나서 서쪽을 가리키며 말없이 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삿짐을 꾸려 서쪽으로 정처 없이 걷다가 마침내 경남 하동에 이르러 강 건너 이곳을 바라보니 기골이 장대한 장군이 손짓을 해 가보았더니 그 장군은 온데간데없고 넓은 터가 있어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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