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면 탄치 마을

마을 이름의 유래를 추적하다 보면 한자 표기와 마을 이름이 전혀 상관없이 음만 빌려 쓰고 있는 마을을 종종 발견하게 되는데, 진상면 탄치(炭峙)마을도 그 중의 하나로 생각된다. 탄치 마을은 실제로 탄(炭)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마을이다. 그러나 탄(炭) 자를 ‘재 탄(炭)’ 자로 해석하고 보면  ‘높은(峙) 재(炭)’ 마을이라는 추리가 가능해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재(고개)는 탄(炭)자와 아무런 관련성 없이 그냥 의미만 빌려 온 것이다. 다만 고개 치(峙)자를 보면 대충 ‘높은 고개’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다. 그리고 1872년 광양현 지도에 탄치리(炭峙里)로 나타나는데 이 지역에 탄(炭)이 매장된 연유로 탄치(炭峙)라 하였다고 전하나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결과 탄(炭)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으로는 ‘탄치’ 마을을 ‘숯골’이라고도 불렀는데 이를 한문식으로 쓰면서「숯」을「탄(炭)」으로 보고 탄치(炭峙)라 한 것으로 생각된다.

‘숯골’에 대한 옛말의 변천과정을 살피면「크고 높은 고개에 위치한 마을」이란 의미를 갖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1700년대 초기 이후에는 진상면에 속하였으며 1789년경 호구총수에는 광양현 진상면 암치(巖峙)라 하였고, 1872년에 제작된 광양현 지도에는 진상면 탄치리(炭峙里)로 표기되었다. 그리고 1914년 왜정시대 때 행정구역개편을 하면서 탄치리, 비촌리, 평촌리와 병합, 비평리(飛坪里)에 속한 탄치마을로 부르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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