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관광산업의 현주소
 
 관광산업의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전국의 각 지자체마다 굴뚝 없는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각종 축제가 봇물을 이뤘고 다음으로 체육대회 활성화사업, 이제는 관광산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광양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제철소가 들어선 시점부터 광양시는 각종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타 지역보다 살림살이가 비교적 윤택했다는 것도 부인 못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토록 의지했던 철강관련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광양의 지역경제도 함께 휘청거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때문에 시에서도 이제는 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이용한 관광산업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 광양시 대표축제인 매화축제

 흔히들 광양도 타 지역 못지않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백운산과 섬진강, 4대 계곡 등 우수한 자연환경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산업 발전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로는 광양을 찾는 관광객들은 천혜의 자연조건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을 원하지만 광양의 관광지역은 아직 숙박시설, 위락시설, 체험장 등 각종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원화된 광양시의 도시구조가 관광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광양은 인구의 3분 2를 차지하고 있는 광양읍과 중마동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이 두 지역이 연계성을 가진 연결고리가 있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것들이 전무한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관광상품을 개발해도 따로 독자적인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광양읍을 중심으로 남도음식 특성화거리 조성이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마동 권역에서는 남의 일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원화된 광양의 도시 구조를 어떤 식으로 보완할지가 관광산업 발전의 숙제인 것이다.

젊은이들이 없는 젊은 도시 광양

광양시가 전남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고 0-19세 인구비율도 높아 도내 최고 젊은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조사된 전국 평균 연령은 39.5세이고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젊은 도시는 울산으로 37.5세이다. 전남은 평균 43.1세이며, 광양은 그 보다 낮은 37.3세로 전남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분석됐다.

▲ 광양숯불구이 축제

 시 단위 평균 연령은 목포 38세, 순천 38.5세, 여수 40.1세, 나주 46.1세 등이다. 하지만 실상 거리에는 젊은이들이 없다. 젊은이들이 갈수 있는 문화시설이 거의 없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때문에 관광객 역시 갈수 있는 곳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내일로. 내일로는 2007년 철도공사가 만든 티켓으로, 25세 이하만 이용할 수 있는 자유석·입석 전용 무제한 철도패스다. 이를 이용하는 20대들을 내일러라고 한다. 이 내일러들이 지역 소도시의 맛집, 관광지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SNS에 퍼나르는 홍보대사이기도 함과 동시에 틀에 박힌 관광지 방문 차원이 아닌, 자유분방한 관광 트렌드 변화의 주역이자 새로운 여행문화를 형성하면서 국내 배낭여행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광양시는 이들을 잡을 수가 없다.

 지역 내 젊은이들도 갈 곳이 없는 마당에, 어쩌면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광양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내일로 기차여행으로 순천과 여수, 충북 단양, 경북 안동 등은 도시가 훨씬 활기차졌고 도심 재생과 지역상권 활성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자동차와는 다르게 기차 타고 온 젊은 여행자들은 순천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SNS나 블로그에서 알게 된 순천 곳곳의 명소나 맛집들을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찾아가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서천 분수대 레이져쇼

 시 관계자는 “현재의 광양시 관광코스로는 경쟁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자연적인 자원은 더 이상 한계가 있고 이제는 시설자원으로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것마저도 쉽지 않을뿐더러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과 컨텐츠 개발이 절실한 시점이다.

 내일로가 미치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도립미술관과 LF아웃렛이 건립되면 이와 연계해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구봉산 전망대의 관광상품화와 이순신대교 주탑 전망대 설치 추진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좀 더 신중히 접근해 실패작이 없는 상품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관광패턴에 대응 절실

 여러 종류의 관광이 있지만 참여자의 생태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체험과 관찰학습을 제공하여 살아있는 자연학습이 이뤄지도록 이끄는 프로그램을 생태관광이라고 한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생태관광은 다른 관광분야보다 3배 이상 빠른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도 관광 상품 선호패턴이 변화되고 있다. 자연을 즐기며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유프로그램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관광 상품은 자연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증대 시키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한 국민들의 협력을 유인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자연유산을 잘 보존 관리하는 것은 인류를 건강하게 함은 물론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연결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광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자신 있게 내놓을 만한 생태관광 상품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우리의 강산이 생태관광지로서 매력이 없기 때문은 결코 아닐 것이다. 사계절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각종 다양한 동·식물 자원을 키워내는 산하가 생태관광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광양도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자연환경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듯이 생태환경 조성, 탐방 프로그램 개발, 지역 문화축제와의 연계, 다양한 마케팅 노력 등이 필요하다.

▲ 광양시 권역별 관광명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분별한 관광자원 개발보다는 인간의 삶의 질을 중심으로 잘 보존된 자연과 지역문화를 공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더불어 자연자원의 보존 이상의 의미를 담고 지역의 생태학적, 사회적, 경제적인 욕구에도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지역보다 더 빨리 서둘러 민관이 한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국가의 주요 국책사업 중 하나인 관광산업 분야에서 광양도 적지 않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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