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인 풍수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심풍수다. 어떤 마을이 살기 좋은 곳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지금까지 그 마을에서 어떤 인물을 배출했는가를 보면 된다. 만약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이라면 마음 놓고 살아도 된다. 왜냐하면 마을의 기운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광양시 모 마을은 30여 가구 전체가 나쁜 기운에 물들어 있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치병에 걸려 죽거나 사고사 등을 당한 것을 알 수 있다. 그것도 한 집도 거르지 않고 말이다. 정말 ‘세상에 이런 일’에 나올 법 한 마을이다. 마치 썩은 사과 하나가 박스 안에 든 모든 사과를 상하게 만든 형국이다.  안타깝게도 그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이런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비해 광양읍 인서(仁西) 마을은 이름처럼 훌륭한 인물을 아주 많이 배출한 마을이다. 유명한 세계적인 사진작가 이경모씨도 이 마을 출신이다. 그 뿐만 아니다. 의학박사부터 시작해 각계각층에 많은 인재들이 고루 분포돼 있다. 유전자는 몸에만 있는 게 아니라 공동체 삶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인서 마을 입향조(入鄕祖)와 설촌(設村)시기는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 중기 이후에 이미 이 지역에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을 이름을 인서로 명명한 것은 마을 주민들에게 유교사상을 널리 함양시키고 유교 실천 이념을 표방하는 뜻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西)’는 광양읍성의 남문에서 볼 때 성 밖 서쪽에 위치해 붙여진 것이다. 특히 효자로 소문난 우달홍 정려비는 지금도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부모의 변을 맛보고 건강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손가락을 끊어 그 피를 부모에게 먹일 정도였다. 또한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3년3간 시묘살이를 하다 세상을 하직한 효자중의 효자다. 이렇게 좋은 본보기들이 결국은 마을 인재를 훌륭하게 키우고 배출한 기운으로 작용한 셈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