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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마을 이름에 뱀의 의미를 담지 않는 법인데, 진월면 사동(蛇洞)마을은 의외로 뱀의 의미를 사용하고 있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옛날 이곳을 지나던 어느 고승이 마을지형이 뱀의 형국이라 하여 사동(蛇洞)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때 마을이름이 좋지 않다고 해 다시 옛 이름인 학동(學洞)으로 불렀는데 그 뒤 마을이 점점 폐촌이 되어가자 다시 사동으로 복원돼 지금에 이르게 됐다는 것. 그러나 우리나라 모든 마을 이름들이 지형을 본따서 지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동 역시 뱀처럼 구불구불한 지형이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아니, 실제 그래서 그런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기록돼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뱀 사(蛇)자와 뱀 사(巳)자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뱀 사(巳)는 천간지지에서만 사용하는 한자다. 실제 생물의 뱀을 가리킬 때는 모두 뱀 사(蛇)자를 쓴다.
그런데 1960년대 말 마을 앞 배암재에서 도로공사를 하던 중 뱀 수백 마리가 살고 있는 뱀 굴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지형보다 실제 뱀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마을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 어쨌거나 사동은 뱀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사동마을 역시 행정적인 변천과정을 많이 겪었지만 진월면 차사리(법정리)에 속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사동마을에 사람이 처음 거주하기 시작 한 것은 약470년 전 진주정씨(晋州鄭氏)가 처음 입촌,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재밌는 것은 풍수지리 때문에 마을에는 옛날부터 서씨(쥐씨 성)가 살고 있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쥐는 뱀의 먹이기 때문이다. 사동이라는 본래이름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큰고개 아래에 위치한 마을’을 뜻한다고 전문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즉 배암재 또는 뱀재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서‘뱀’은 ‘크다’의 뜻을 가진 옛말이 변화 되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뱀은 영물이라 신성하게 여겼다는 사실과 신중한 성격 때문에 학문의 뜻을 이룰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이곳 마을에서도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 되지 싶다. 그럴 땐, 학동(學洞)으로 바꾸면 마을이 창성할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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