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동 궁기(宮基) 마을 또한 마찬가지다 궁기마을 유래를 보다면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전우치(田禹治)전설이 그렇다. 그 당시 자유자재로 도술을 부렸던 전우치가 이곳에 궁궐을 짓고 살았다는 것이다. 그는 바람처럼 방방곡곡을 다니며 탐관오리들을 혼내주는 것은 물론, 백성을 착취해 모은 곡식을 빼앗아 다시 굶주린 사람들에게 돌려주었다고 한다. 어째 홍길동과 비슷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러던 중 전우치가 충청도 어느 마을을 지나가는 데 이곳 수령이 어찌나 백성을 못살게 굴었던지, 이곳 백성을 구하려고 전우치가  궁기마을에 와서 궁을 짓고 섬진강을 한강으로 살짝 바꿔 놓았다고 한다. 

 

그리곤 왕명을 빌어 남원, 곡성, 구례, 하동 등지에 명하여 조곡을 한강으로 가져올 것을 명하니 순식간에 쌀 수천석이 모이더라는 것. 전우치가 이 곡식으로 충청도 백성을 살리고자 충청도로 떠남과 동시에 궁궐은 간곳이 없고 궁터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 전설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우치 이야기가 들려주고자 한 것은 바로 그와 같이 좋은 세상이 빨리 찾아오기를 희망하는 염원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궁기는 궁 땅이라고도 하는데 1840년의 기록에 의하면 대안도大安島=太仁島)가 궁장(宮庄) 즉, 각 궁궐에서 관리하던 논?밭으로 표기 되었고, 옥곡면 태인도 지역의 해태(海笞) 및 진포세(鎭浦稅)를 적은『명례궁수세절목』이란 문헌에 태인도가 옛날 궁 땅이었다는 기록이 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명례궁(明禮宮)은 도장(導掌)이란 직함을 가진 관리가 관장했으며 이곳에 ‘창터’라는 지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세곡을 받아가던 창고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