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사랑을 굽는 천사들
천사들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랑굽는 사람들, 기자가 찾은 이 날도 이들이 만든 빵은 옥곡, 칠성, 태인, 광영, 덕례, 평화, 우리지역 아동센터, 장애인재활센터 등 9 곳의 각 지역아동센터에 배달됐다.
“진실성 있게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를 선별해서 보내주고 있습니다. 예쁘고 정성스럽게 돌보는 지역아동센터들을 찾아 무엇인가 돕고 싶어 빵으로 희망을 선물하고 있어요.”
제과 제빵을 배운 수강생들 중 원하는 사람들만 봉사동아리에 가입하고 있는 사랑굽는 사람들 봉사팀은 당시 1기생 8명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2001년부터 ‘사랑굽는 사람들’이란 봉사동호회를 만들어 빵을 만들다 보니 이젠 모두 프로가 됐다.

청소년체험프로그램 운영 인기 최고
“올해 7월, 방학 기간 동안 청소년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광양지역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빵을 만드는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어려운 아이들께 배달하는 것까지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이었는데 인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재료비는 광양시에서 제공해주고 교육과 봉사는 저희 사랑굽는 사람들이 담당했습니다. 직접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 나눔 행사를 하면서 가슴 뭉클한 모습들이 많았어요. 빵 만드는 법을 배우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시간들이었는데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이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었다고 좋아했습니다.”
봉사의 참 맛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는 이들의 이야기,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좋은 프로그램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
사랑굽는 사람들 봉사팀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봉사를 하고 있었다. 초창기부터 사랑굽는 사람들 멤버였다는 류이삭씨, 그리고 그의 아들 류지훈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는 류 군은 지금은 대학생, 이날도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사랑의 빵을 구워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봉사하니 더 좋아요. 봉사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행복이란 생각을 합니다.”
건강하기 때문에 봉사할 수 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면서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다고 한다.
열기가 확확 느껴지는 뜨거운 오븐 앞에서 구슬 땀을 흘리며 팔을 걷어 부친 포스코 맨 김재수씨, 제과 제빵을 배우면서부터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는 그는 좋아서 하다 보니 이젠 빵 아저씨라 불릴 정도다. 사랑굽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힘들다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뜨거운 오븐 앞에서도, 설거지 등 자자분한 일도 모두가 내일처럼 찾아서 한다.

월 1만원의 회비로 운영
인건비는 봉사라지만 재료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물었다.
“시에서 년 보조금 90만원, 회원들이 매달 내는 1만원의 회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료비를 조금 더 보조 받을 수 있다면 더 많은 빵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 활동을 할 수 있을 텐데 지원받기가 쉽지 않아 회비로 충당하다 보니 늘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랑굽는 사람들 회비는 모두 빵 재료비에 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총무 이삼순 씨는 “그동안 빵과 과자를 구워 어려운 이들에게 배달하는데 지금까지 구워낸 빵을 모두 합한다면 몇 트럭 될 거라며 돈이 풍족하지 않아도 즐겁게 봉사하는 사랑굽는 사람들은 모두 부자다”며 활짝 웃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굽는 사람들
김윤혜(광양시여성문화센터 제과제빵 강사) 선생님은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다 보니 회비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불평 없이 사랑의 빵을 구워내는 회원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람 사는 냄새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사랑굽는 사람들, 차곡차곡 고운 인생의 이력서를 써가며 지칠 줄 모르고 사랑을 구워내는 이들 곁을 찾을 때면 언제나 향기가 난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방부제 대신 사랑과 정성을 듬뿍 넣어 세상 어떤 맛보다 고소하고 맛있는 사랑의 빵이라고 자랑하는 이들의 웃음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곱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사랑으로 반죽하고 정성으로 빵을 굽겠다는 사랑굽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아름다운 세상, 이런 아름다운 봉사자들이 마음 놓고 재능기부 할 수 있도록 지원이 많아졌으면 하고 바라본다. 

조경심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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