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지명 중에 금호동이 가장 다양한 해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민간 어원에 의하면 금호동은 이미 '쇠섬'이라 불렀기 때문에 제철이 들어설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1740년경에 제작된 해동지도에 보면 우도(牛島)라고 표기되었고, 1789년에 편찬된 호구총수 제6책 전라도편에는 옥곡면 우도촌(牛島村)이라고 기록되어 전하고 있다. 이런 기록을 볼 때 금호도는 소(牛)와 관련이 있지 제철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이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872년에 제작된 광양현지도에 금도(金島)로 1899년에 편찬된 돌산군지 설명편에 금도(金島) 또는 금호(金湖)로 기록되어 있음을 볼 때, 우도(牛島)가 금도(金島)로 변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즉, 본디 토박이말로 ‘소섬’이라고 부르던 섬을 한자로 표기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소’ 는 쇠가 되어 ‘쇠 금(金)’자로 오역돼 금도(金島)라 표기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하지만 어찌됐건 결과론적으로는 오류표기 때문에 오늘의 제철소가 들어선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오류표기가 오히려 고을을 더 부강하게 만들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금도 바다 위에 대규모 제철소가 들어서서 철을 생산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옛 선인들의 선견지명 앞에 절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요즘 국제경기 하락으로 인해 철강 값이 제값을 받지 못해 걱정이지만, 경기란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 때가 되면 철강산업이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원리요, 경제법칙이이다. 그러므로 자꾸 힘들다는 말만 하지 말고 철강처럼 강인한 마음으로 이 어려운 현실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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