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마동(中馬洞)은 1989년 전라남도 광양지구 출장소가 동광양시로 승격됨에 따라 행정운영 등의 설치를 위해 그 전의 중동과 마동의 첫 글자를 따서 중마동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물론 두 개 동의 이름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지만, 직역하면 ‘복판을 달리는 말’ 또는 ‘날로 번창’하는 고을임을 알 수 있다. 결과론적인 해석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옛날의 말(馬)은 오늘날의 자동차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현재 중마동은 그런 지명 덕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하겠다.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광양시의 중심도시가 됨은 물론, 이순신 대교와 항만개항이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한시대에는 마한 또는 변한지역이거나 어느 지역에도 속하지 않은 완충지역이었다는 것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이는 마치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이 ‘가운 데 中’자를 지명에 넣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백제시대에는 마로현(馬老縣)지역으로 편입되었다가 통일신라(경덕왕16년) 시대에 마로현(馬老縣)을 희양현(晞陽縣)으로 개칭함에 따라 중마동은 희양현(晞陽縣)지역이 되었다. 그런데 희양(晞陽)이라는 한자에도 약간의 문제점이 있다. 왜 하필 ‘햇빛 희(曦)’자가 아닌 ‘마를 희(晞)’자를 썼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마를 희자에도 햇빛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햇빛희자가 훨씬 그 의미가 깊고 또 광양시에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혹자는 그냥 대충 넘어가면 되지 뭘 그렇게 따지냐고 면박을 줄지 모르겠으나, 언어 작용이란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말 한 대로 되는 법이고 불러지는 대로 그 기운이 작용하기 때문에 글자 하나 골라 쓰는데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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