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 아름다운 가치가 퇴색되지 않고 탁월한 예술성을 인정받았기에 클래식으로 명명된 것뿐이다. 이를 테면 클래식을 좋아하는 것은 가수 송대관의 ‘네 박자’를 좋아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일반 음악에 비해 그 시대상을 조금은 알아둬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회피하지 싶다. 그리고 무엇부터 들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걱정할 것 없다. 먼저 자기 귀에 익숙한 곡이나 아니면 영화나 라디오를 듣다가 마음이 끌리는 곡부터 들으면 된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클래식 음악 역시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하다 보면 나름대로 욕심이 생기게 되는 데 그 때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해 가다 보면 스스로 클래식의 심오한 맛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시대가 좋아져 본인이 듣고 싶은 곡은 바로 들을 수 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주로 CD를 구입해 들었다. 그래서 '지노 프란체스카티' 가 연주한 '비탈리 샤콘느'와 '재클린 뒤 프레'의 엘가 '첼로 협주곡'을 듣기 위해  광주 충장로까지 가서 음반을 구매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일이지만, 그런 추억 역시 내 삶의 아름다운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음악은 추억과 함께 재생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무더운 여름, 나른한 수면상태로 빠지고 싶다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추천하고 싶다. '글렌굴드'가 직접  연주한 피아노 좋고 아니면 요즘 뜨는 신세대 피아니스인 손열음이 연주한 것도 아주 좋다. 어느 대중음악 평론가는 "말초자극적인 흥만 일으키고 싶다면 누가 작곡을 해도 상관없겠지만, 영혼을 파고드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클래식 음악이라는 삼투압 현상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 말에 저절로 동의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