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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압면이라는 지명이 처음 사료에 나타난 문헌은 서기 1760년경 펴낸 여지도서다. 다압(多鴨) 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당시 제일 큰 마을이었던 다사촌(多士村)과 압척촌(鴨尺村)의 첫 글자를 따서'다압면(多鴨面)'이라 명명한 것으로 추정 된다.
광양시지에는 '다압(多鴨)'을 '훌륭한 선비가 많이 나는 고을' 의미와 압척(鴨尺)의 '오리가 많은 고을'이란 의미를 합쳐 '선비가 많이 배출되고 오리가 많은 고을'이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자의 의미를 정확히 몰라 발생한 해프닝이다. 압척(鴨尺) 이라는 한자 역시 액면 그대로 풀이하면 말이 되지 않는다. 척(尺)은 법도와 길이를 재는 단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사실 오리 압(鴨)자는 장원급제를 기원하는 의미로 주로 활용된 한자다. 오리 압(鴨)자에 ‘첫째 갑(甲)자’ 가 들어 있는 이유다. 그런데 장원급제를 바라는 뜻에서 그려주는 그림에는 보통 오리가 두 마리 그려져 있다. 과거시험이 향시(鄕試)와 전시(殿試) 두 번 있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두 번의 과거에서 모두 장원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
결국 다압(多鴨)이라는 지명 속에는 광양시 모든(多) 고을 중에 당연히 으뜸(甲)고을이 될 것을 예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솔직히 오리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오리가 다압에만 많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多) 자는 '많다'는 수량의 의미는 물론이거니와 '넓다' 는 공간의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압은 봄철만 되면 넓은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상춘객들이 찾아오는 으뜸(甲) 고을이기 때문이다. 고로 다압은 문자적인 해석보다는 상징적인 해석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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