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 있는 구봉산 용장사는 천년고찰이다. 고려 말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방문화재 제5호 성황리 삼층 석탑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도선국사가 광양에 주석하고 있을 때 그 제자들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는 천년수행도량 용장사를 찾았다.

전남도, 광양시 지원으로 붓다의 집(대웅전) 지난 해 낙성식
구봉산 오르는 길목에 자리한 광양시 용장길 220(성황동) 용장사, 대웅전 불사는 모두의 바램이었다.
“세월의 흐름에 번성과 쇠락을 거듭하면서 수많은 스승이 거쳐가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전해지는 터전이 바로 용장사입니다. 동광양시가 형성되면서 몇 분의 스님이 다녀가시는 동안 대웅전 건립의 원력을 세웠다가 이루지 못했는데 전남도와 광양시가 예산을 지원해주고 저의 신도들이 불사를 해 숙원사업이었던 붓다의 집(대웅전)이 지난 해 초파일 즈음에 낙성식을 했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용장사 주지 범일 스님이 대웅전 불사의 대발원을 세우고 대웅전 불사를 시작해 꿈을 이룬 것이다.
“불사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펼치고 보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웅전을 건립하고 불상과 탑을 조성하는 일, 건축, 회화, 수행, 역경, 포교, 교육 등 모든 것이 불사에 해당됩니다. 불사에 참여하는 것은 지난 업장을 소멸하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좋은 인연을 맺는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용장사 도량 너무 좋아 머물고 있다.
지우 스님은 잠시 다니려 왔다가 용장사 도량이 너무 좋아 머물고 있다.
 “용장사에 범일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계시는데 광양에 인연이 있어 들렸다가 용장사를 찾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잘 알고 있던 범일 스님이 용장사 주지스님이신거예요. 순천에 출타 중이셔서 스님께 전화하고 잠시 만나 뵌 것이 인연이 되어 용장사에 머물게 됐습니다.”
지우 스님은 잠시 다니려 왔는데 도량이 좋아 여기서 오래 살게 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용장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좋아요. 구봉산 자락이 팔로 가득 앉은 듯 편한 곳입니다. 큰 스님들이 기도하고 신도들이 기도하려 드나드는 것은 에너지가 많은 것을 실감하는데 용장사가 그렇습니다. 고찰에서만 느끼는 수행을 통하는 에너지, 마음을 통하는 에너지가 있는데 바로 용장사가 그런 도량입니다.”

지역의 문화재나 사찰로 소풍 가는 것 바람직
지우 스님은 사찰은 주로 깊은 산사에 있는데 시내에 도량이 넓은 용장사가 있고 문화재인 삼층 석탑이 있다는 것은 곧 행복이라고 한다.
“용장사를 주목하고 문화재로 가꿀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어릴 때는 문화재가 있는 곳으로 소풍을 다녔는데 요즘은 멀리 떠나야만 되는 것처럼 느껴 안타까워요. 사실 가까운 곳의 문화재나 사찰로 소풍을 가서 그곳을 탐방하면 어른이 된 뒤에도 마치 친구를 찾듯이 그곳이 그리워 찾아보게 되거든요.”
그것이 바로 고향 사랑하고 이어진다며 얼마 전 젊은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삼층석탑을 참배하며 아버지가 자세하게 일러주는 것이 너무 보기에 좋았다고 한다.
“구봉산 전망대가 생기면서 용장사와 탑 참배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어요. 사찰은 들어오는 것 자체가 명상입니다. 정신적인 휴식이 필요할 때 시내에서 10분 거리인 용장사를 찾아오십시오. 편안한 쉼터가 될 것입니다.”

올해 계획한 일은 을미생에게 밥 사는 것
“올해 제가 계획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령대를 어림짐작해 55년 을미생 입니까? 하고 묻습니다.”
60년 동안 잘 사느라 고생했다고 식사대접을 하고 있단다. 용장사에 기거하다 보니 도량이 너무 좋아 떠날 생각이 없어졌다는 지우 스님의 미션을 들으며 소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우스님, 스님은 어리석을 줄 알라는 뜻을 가진 지우라는 이름이 좋다며 환하게 웃는 지우 스님과 동행 취재하며 맑은 웃음과 행복한 이야기로 즐거운 하루였다.
지우 스님은 일본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경주에 있는 동국대학에서 불교학 교수로 재직하다 현재 용장사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 잠깐 전남 유형문화재 제5호 광양성황리삼층석탑(光陽城隍里三層石塔)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광양성황리삼층석탑은 1972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었으며 탑의 전체높이가 3.5m다.
화강암을 재료로 하여 지대석과 하층기단 중석을 각각 다른 돌로 하여 판석 4장으로 되어 있으며 고려 말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에 석탑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때부터 절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지만 절터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길은 없고 현재 도선국사가 광양에 주석하고 있을 때 그 제자들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용장사가 석탑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다. 

조경심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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