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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인이 차 안에서 이런 말을 했다. "갖고 싶은 것을 오랫동안 소유하게 되면 싫증을 느끼는 법이지만 그 반대로 갖고 싶은 것을 소유하지 못할 때는 갈증을 느끼는 법"이라고.
어쩌면 남녀가 사랑을 하면서 소위 말하는 ‘썸’을 타는 것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밀면 달아나고 달아나면 또 쫓아오는 이상한 법칙 말이다.
사실 싫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좀 비약적이긴 하지만, 하와가 에덴동산을 버리고 뱀의 유혹에 빠진 것도 어쩌면 그 생활에 싫증을 느꼈기 때문이었을지 모를 일이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부족한 것이 없을 때 사람들은 싫증을 느끼게 된다.
오늘날 자본시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싫증과 갈증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요술을 부린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며 자꾸 소비를 부추긴다. ‘이것’을 얻으면 또 ‘저것’을 가져야 직성이 풀리도록 교묘한 심리적 술책을 부린다. 어쩌면 평생 우리는 싫증과 갈증 사이에서 그네타기를 하다가 세상을 하직할지도 모른다. 요즘 소비 트렌드로 봐서 그럴 개연성이 크다.
특히 반복된 일은 싫증을 가장 빨리 느끼도록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다. 싫증이라는 영어 단어 dislike가 dis(반대)＋like(좋아하다)로 합성됐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크다 하겠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싫증을 반복하게 되면 염증을 느끼게 되는 법인데, 이 단계에 이르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염세주의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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