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민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민들은 2010년 축사 악취문제로 인해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으며, 올해에 전남지사와 광양시장, 광양시의회의장 등에게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적 움직임을 보였으나 여전히 달라진 게 없는 상태다. 이곳에서 50년 간 뿌리내리고 살아온 이 모씨는 “마을 주민들이 수년 동안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외지 사람이 한 번 살아보려고 왔다가 악취 때문에 발길을 돌리고 있을 정도”라고 성토했다. 이어 “농장 측이 2010년에 작성한 합의서에서 2014년 12월까지 돼지를 옮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고 이렇게 내배째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집단 민원에 당황한 돼지 농장 주인은 “합의서는 축사 이전 부지 확보와 경비 확보 등이 안 될 경우 이전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며 “전원주택 조성 가능성이 낮거나 이전 비용 확보 등이 어려울 경우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주민들과 농장주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지만 관할 행정기관인 광양시도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해 난감한 입장이다. 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농장을 이전키로 농장주와 주민간 협약을 했었지만 당시 협약 문구에는 사실상 이전을 강제하는 조항은 없었다”며 “주민들이 이전 요구 집회를 하고 있지만 시에서도 특별한 사고나 위법 사항이 없는 한 강제적으로 이전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 밝혀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마을 한 쪽에 있는 군 부대(예비군 훈련장)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려오는 총소리 때문에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또한 시급한 것으로 들어나고 있다. 한편 이곳 주민들은 지난 6일 부터 축사 입구에 천막을 친 채 집단 시위를 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는 농장주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