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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야단법석(野壇法席)'은 '야외에 세운 단'이라는 뜻을 가진 野壇에다가 불교 용어로서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의미의 '법회석중(法會席中)'을 法席으로 줄여 덧붙인 고사성어이다.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이다 보니 아무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리를 마련한 쪽이나 참석한 군중이나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데, 이처럼 경황이 없고 시끌벅적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주로 쓰인다. 약간은 부정적인 느낌으로 써지고 있다는 것에서 야단법석이라는 단어에 미안한 감마저 다가와 오늘만큼은 얄밉지 않은 이 단어의 어원이 뜻하는 대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짝 돌려서 사용해 보면 어떨까 싶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온통 아이와 엄마 소리로 시끄러운 곳,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정겹게 오가는 다문화가족, 꼬맹이를 안고 걸리며 손에는 한보따리 동화책을 든 엄마 아빠들 ……. 자리가 없어 밖으로 나온 학생들이 늘 북적이는 등나무 아래,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드나들고, 아이를 꾸지람하는 소리가 결코 시끄러운 소리로만 들리지 않은 곳, 우리 광양시에 이처럼 야단법석인 곳이 있다. 바로 광양시립중앙도서관과 중마도서관인데 이 두 시립도서관은 금년에도 새해 벽두부터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를 올해의 책으로 선정해 범시민 독서릴레이를 펼치는 것을 시작으로 그야말로 야단법석 중이다.
이미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어린이실은 동극과 견학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인문독서아카데미와 내 인생 자서전 쓰기, 갖가지 북스타트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민들로 도서관 직원들과 자원활동가의 움직임은 항상 분주하다. 또한 「맘(MOM) 편한 도서관」이라 해서 임산부나 영유아들을 위해 집으로 책을 배달해 주는가 하면, 군부대에 도서 대출과 강좌로 장병들의 독서 증진을 돕고, 인문학 강연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들고 지역 기업체도 직접 찾아간다.
이와 함께 국비 공모사업으로 중앙도서관에서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중마도서관에서는 ‘그림책, 인문학으로 通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길 위의 인문학」에 이어 다문화가정을 위한 서비스도 활발히 진행된다. 지난날 시립도서관의 기능은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사회에 책 읽는 시민상을 넓혀가는 역할로 변모해 가고 있다.
거짓말에도 색깔이 있는데 하얀 거짓말은 “실패가 다가 아니야. 너는 잘 할 수 있어.”처럼 자신과 남에게 희망을 주는 거짓말, 노란 거짓말은 “그렇게 드리면 남는 게 하나도 없어요.”라는 상인들의 거짓말, 까만 거짓말은 “기억이 안 납니다.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하는 위대한 분들의 거짓말이라고 한다.
오늘도 15만 시민들에게 갖가지 정보를 제공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북돋우며,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심어주기 위해 야단법석 증후군에 빠져 있는 시립도서관에 가면, 정말이지 입속에 가시가 돋지 않는다는 말은, …… 아마도 하얀 거짓말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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