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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나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세상일이란 늘 그렇게 오가는 것이지만, 한 해의 끝자락에 설 때면 마음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며칠 전 이런 시를 한편 읽었다. ‘오늘의 배달은 끝났다/자전거를 방죽 위에 세워놓고 저무는/하늘을 보면/그대를 봉함한 반달 한 장/입에 물고 늙은 우체부처럼/늦기러기 한 줄/노을 속으로 날고 있다/피멍 든 사연이라 너무 무거워/구름 언저리에라도/ 잠시 얹어놓으려는가/채 배달되지 못한/ 망년(忘年)의, 카드 한 장’ 김명인作 ＜너무 무거운 노을＞ 이 시를 가만히 음미하고 있노라니 한 해의 순간들이 바람처럼 지나간다. 어디 이 시인만 배달되지 못한 카드를 품고 있겠는가. 알고 보면 우리는 저마다 부치지 못한 편지를 가슴에 품으며 살아들 갈 것이다. 때로는 가슴 속에 그리운 이름들을 꼭꼭 숨기면서 또 때로는 소금기 같은 아픔을 혼자 삭이면서 그렇게 우리 인생은 노을처럼 저물어가는 것이리라. /홍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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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당신이 꿈꾸는
‘和모니’를 꼭 이루시길
국내 대학 교수진들이 올 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한 모양이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르는 것을 뜻한다. 즉, 진실을 거짓으로 속여 옳고 그름을 바꾸려는 행동을 동물에 빗댄 것이다. 아마도 현 정부를 가리키는 말이겠지만, 우리들 역시 그럴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특히 나와 관계된 이익을 위해서 우리는 지록위마와 같은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또 2014년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한 해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를 종결하다니, 어째 가슴에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올 한해는 세상만 불화를 겪은 게 아니라 개인들도 자신과의 불화를 무던히도 많이 겪었을 것이다.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자신을 타박하며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을 것이다. 아무리 하모니의 일치를 위해 노력을 해도 어디선가 불협화음이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고민도 많이 했을 것이다.
좋다. 그렇다고 해도 포기는 하지 말자. 내년에 다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겠다는 꿈을 꾸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미리 앞당겨 걱정할 것은 없다. 삶은 ‘되어버린 과거형’이 아니라 ‘되어가고 있는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새해는 당신이 꿈꾸는 ‘和모니’를 꼭 이루시길 진심으로 빈다. /홍봉기 기자
잘 가시라, 2014년이여!
눈물도 잊으리라
상처도 잊으리라
지금은 망년(忘年)을 품고
망년(望年)을 잉태해야 할 시간
미련 같은 것 두지 말고
2014년이여, 잘 가시라!
한 해 동안
내 가슴을 빠져 나간
온갖 슬픔들이여!
한 해 동안
내 것이 되지 못했던
온갖 열망과 희망들이여!
홍봉기 詩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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