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2015년도 달력과 수첩을 받았다. 이름까지 새겨서 정성껏 전달해준 그 마음이 여간 고마운 게 아니다. 달력과 수첩을 담은 포장지에는 한결같이 근하신년이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문구이기는 하지만 어째 가슴이 뭉클해진다. 謹賀(근하)란 삼가 축하한다는 뜻이고 보면 새해도 좋은 일 많이 일어나기를 비는 기원의 의미가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보름 후면 수첩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 예전에는 수첩 대부분이 전화번호를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일정을 기록하고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수첩의 용도 또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그래도 왠지 호주머니 속에는 수첩이 있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은 변함이 없다.

아무래도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스마트폰에 기록을 하는 것 하고 수첩에 기록을 하는 것 하곤 감성자체가 다르다. 손글씨가 주는 정서적인 면도 그렇지만, 상대방의 이름을 손수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愛틋함이 더 느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새 수첩과 새 달력에 새 희망을 많이 기록하고 적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면서 지인이 보내준 수첩과 달력에 눈길을 보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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