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들 손길이 바빠질 때다. 바람에 대책 없이 날리는 낙엽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삶의 모습은  다르게 보이는 법. 사랑하는 연인들 눈에는 낭만으로 보이겠고, 나이 많은 노파에게는 죽음의 비애쯤으로 느껴질 듯.

그렇다면 날마다 낙엽을 쓸어야 하는 청소부 아주머니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혹시 이게 다 지폐(나처럼)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낙엽은 가을이 보내는 마지막 엽서(葉書)라 생각하자.

하긴 엽서 자체가 낙엽(葉)에서 차용한 말이고 보면 그런대로 운치가 있지 싶다. 그렇거나 말거나 지금 모든 공원과 길거리에는 가을이 제각각 자기 사연을 달고 수북이 쌓여 가고 있다. 어쩌면 당신도 지금 심한 가을앓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시인은 이런 핑계를 대며 술을 마셨다고 한다. ‘가을땜시 한잔/ 낙엽땜시 두잔/ 쓸쓸함땜시 웬종일’ 자고로 단풍에 취하지 않고는 배겨날 수 없는 계절임에는 틀림없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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