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마음의 방황을 멈추게 하는 정거장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의 최종 종착역은 사랑역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사랑이라는 말은 가장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 세상이 사라져도 사랑이라는 단어는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사랑에 빠져 본 자는 알겠지만, 세상의 모든 유행가사는 자기 둘 만을 위해 작사 작곡됐다는 착각에 빠질 것이며, 태양은 자기들을 축복하기 위해 떠오르는 촛불쯤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사랑을 하려면 황홀감 속에 깃들어 있는 상처와 고뇌도 함께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사랑은 잠깐 머물다 떠나는 손님이 되고 말 것이다. 그토록 죽고 못 사는 사랑도 언젠가는 도금이 벗겨질 날이 오는 법이다. 그러므로 그것까지 사랑하겠다는 마음의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면,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 사랑한다는 고백 속에는 상대방의 상처와 아픔도 함께 끌어안겠다는 무언의 약속이 내포 돼 있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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