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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모두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다. 마음이 아프거나 아니면 몸이 아프거나.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어루만져주는 것만으로도 병이 낫는다는 사실이다.
어루만진다는 것은 ‘얼’을 만져준다는 뜻인데, 얼을 다른 말로는 정신이요, 넋이요, 혼이라고 부른다. 한 마디로 말해 마음을 만져주는 데서부터 치유가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치유할 유(癒)’ 자에 '나을 유(愈)' 자를 포함시킨 이유다. 그리고 이 ‘나을 유(愈’)자는 '더 좋을 兪(유)' 자에 마음 심(心)으로 구성됐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 마음이 회복되지 않는 치유는 온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고침(痼?)의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고친다는 뜻도 정확하게는 ‘고(痼)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고(痼)’자는 ‘굳어졌다’는 뜻인데, 무릇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부드러운 것들이요, 죽어 있는 것들은 모두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것들이다. 즉, 굳어있는 것들을 강하게 쳐서(?) 되살린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 그래서 고정(固定)관념이 무섭다고 했던 것이다.
어떤 틀(프레임)에 한 번 고착(固着)되면 좀처럼 바르게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개인은 물론 모든 기업들이 고정관념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이유다. 그리고 이 두 과정을 제대로거치고 나면 병은 낫게 마련이다. ‘낫는다’는 말 역시 '낳는다'는 뜻과 의미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아픈 몸이 ‘나아야’ 생명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의사에게는 세 가지 치료제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말(言)로 어루만져 주는 것이요, 둘째는 약을 주는 것이요, 셋째가 칼이라고 했다. 즉 가장 먼저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게 병을 치료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다.
복잡하고 상처 많은 세상에 서로가 서로를 어루만져 주는 게 필요한 이유다. 요즘 젊은이들이 과도하게 애정표시를 하는 것도 어쩌면 그들의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치료받으려는 내면의 몸부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눈꼴시럽더라도 이해하시길, 저들은 지금 서로를 치료하고 있는 중이니까. 아니 우리 모두는 평생 동안 마음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에 다름 아닐 테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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