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종종 우스갯소리로 “나는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고 말하곤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께서 필자 이름에 ‘벼슬 경(卿)’자를 넣어 지어주셨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여자들의 이름에는 잘 쓰지 않는 한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 주신 데는 아버지 나름대로 깊은 뜻을 가지고 계셨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필자는 종종 내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들러주곤 한다. 이왕 말이 나온김에 잠깐 ‘벼슬 경(卿’)자를 살펴보자. 

 

벼슬 경(卿) 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토끼 묘(卯)’ 자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토끼에게 있어서 귀는 생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사나운 맹수들의 발자국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온전히 생명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인데, 정치인 역시 이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최대한 귀를 치켜세우고 시민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요, 시민들의 심부름꾼으로써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 다녀야 할 의무도 있는 셈이다. 

 

그러잖아도 요즘 우리 지역 식당을 찾을 때마다 늘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매실 장아찌와 매실차가 그렇다. 광양시는 매실이 주요 특산품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한 후 내어 놓는 디저트 대부분이 커피라는 사실이다. 물론 손님들이 원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일단 매실차를 기본 메뉴로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모든 식당들이 그렇게만 할 수 있어도 매실 소비는 보다 더 촉진될 것이며 매실 농가 또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매실을 오랫동안 보관하는 문제와 그에 따른 손익은 좀 더 따져 봐야 하겠지만, 일단 모든 식당이 매실과 관계된 음식 하나쯤은 의무적으로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문제는 광양시 매실 특작과와 상의해 차후 논의해 봐야겠지만, 식당 업주들 역시 광양 매실 소비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가까운 하동군은 식당마다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길상이와 서희를 컵으로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 광양시는 매화그림이 수놓아진 컵에 매실차를 담아 서비스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물론 이런 일은 하루아침에 당장 시행할 수는 없겠지만, 단계별로 수순을 밟아 시행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게 나의 소박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