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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다. 사람들은 또 자동차에 짐을 가득 싣고 어디론가 떠날 것이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고, 기분 좋게 출발한 휴가는 짜증으로 변할 것이다. 그래도 해마다 여름이 찾아오면 다시 그 같은 일을 되풀이 하는 게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한 마디로 휴가(休暇)가 아닌 휴가(休假)를 보내고 마는 셈이다. 혹시 피치 못한 일 때문에 멀리 휴가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 인근에 있는 가까운 사찰을 찾는 것도 그런대로 괜찮은 휴가 방법일 테다. 물리적으로 멀리 떠나야만 휴가를 잘 보내는 것은 아닐 테니까. 참된 휴가는 마음과 몸이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광양에는 천년고찰은 없지만 백운사, 성불사, 중흥사 그리고 운암사가 있다. 그 중에 운암사는 아직 천년고찰의 냄새가 깊이 배어 있지 않지만 나름대로 고즈넉한 멋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옥룡사지 동백숲과 연결돼 있어 나름대로 볼만하다. 요즘은 동양최대 황동대불 때문에 입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사람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황동대불은 운암사를 대표하는 불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멀리서 봐도 다 보일 정도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몰라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이 불상은 높이 10m의 약사전 건물 위에 높이 30m의 약사여래 입상이 세워진 것이다. 약사전 건물이 좌대가 되어 좌대와 불상을 합한 높이가 무려 40m에 달해 동양에서 가장 키 큰 부처님이 됐다. 그 주변을 한 바퀴 휘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그런대로 의미 있는 휴가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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