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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되는 것은 쉬운데, 아버지다운 아버지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농경시대까지만 해도 가부장적인 권위의 아버지가 먹혀들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는 소리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현실에서는 아버지의 권위를 내려놓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물론 힘으로 권위를 부리는 시대는 아닌 줄 안다. 아버지가 되는 노력도 분명히 필요한데 그런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아버지들의 한계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더 밀러’라는 작가는 이런 내용을 담은 희극을 발표해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바로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이 그렇다.
이 책은 현대인의 아버지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겠다. 열심히 일하는 것밖에 몰랐던 아버지 ‘윌리로우맨’은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후 무능한 아버지라는 낙인이 찍히자 보험금이라도 남기기 위해 스스로 자동차사고를 위장해 자살을 하고 만다. 죽어가면서도 가족들을 생각했던 것이다.
솔직히 우리의 평범한 아버지들은 눈만 뜨면 직장에 나가 열심히 일한다. 때론 하얀 거짓말과 비굴한 웃음도 팔아가면서 말이다. 그런 것을 견딜 수 있는 힘 역시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아빠)라는 말이 산스크리트어로 "지킨다"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기는 해도 아버지의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아버지들은 지금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지키는 방법을 몰라 종종 가족들과 어긋날 때가 많지만 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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