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음악 특히 합창의 중요성과 효용성에 대해 늘 강조해오고 있다. ”합창이야 말로 소통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합창은 마음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하모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위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 왕따 문제는 합창으로 간단하게 잡을 수 있다“

 

그는 합창이야 말로 청소년의 왕따 문제와 현대인이 안고 사는 심리적인 상처를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합창은 정서순화와 인성함양에 중요한 교육활동 중의 하나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고 양보하지 않으면 결코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특성 때문에 이기적인 생각보다 협동심을 먼저 생각하게 되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요즘 청소년들만 탓할 게 못 된다. 그들의 환경을 먼저 바꿔줄 필요가 있다.“ 그는 그 대안 중에 하나가 바로 아침수업 시작 전에 전교생에게 아름다운 고전 음악을 10분 정도 들려주는 것이라고 한다. ”음악은 긴장된 우리 뇌를 풀어주고 또 마음을 이완시켜 주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학교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무작정 주입식 교육만 시키고 있으니 아이들이 당연히 거칠어 질 수밖에 없는 거다.“ 그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어 보였다. 아이들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공부를 쉽게 받아들이겠는가. 그는 이제 특정인의 음악이 아닌 생활 속에 녹아드는 음악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재수 지휘자는 그동안 광양시립합창단을 이끌어 오면서 품격 있고 수준 높은 음악을 시민들에게 선물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화와 경제가 동떨어진 것 같아 보이지만 경제와 문화는 서로 상생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는 생산성을 목적으로 삼지만 예술은 소비성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 이라는 게 그 이유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음악들로 광양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합창단을 이끌어오고 있다.

 

강 지휘자는 광양이야말로 예술적인 잠재력이 무궁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런 끼들이 하나둘씩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어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써도 무척 반갑고 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속도로 간다면 정말 빠른 시일 안에 광양이 예향의 도시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또한 “광양시립합창단이 광양의 예술혼을 흔들어 깨우는 시발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문화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경제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품격 높은 문화가 자생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애석한 점은 노래 좀 한다는 친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라 노래단원을 채우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물론 노래란 기교만 가지고 잘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심성이 제대로 가꾸어 질 때 노래 또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법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이점을 간과하는 것 같아 상당히 애석하다“며 “오스트리아가 전쟁에서 패망하고 제일 먼저 한 게 바로 음악당을 짓는 일이었는데, 이게 바로 문화수준의 차이라고 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이 좋아 성악을 전공했고 또 37살이 돼서야 음악의 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로 유학까지 다녀온 학구파다. “처음 유학을 결심했을 땐 정말 쉽지 않았는데 결국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이탈리아는 음악의 나라로 유명하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몇 년 전에 작고한 파바로티도 이탈리아 성악가 출신”이라고 했다. 음악가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당연하게 다녀와야 하는 곳이 바로 이태리인 셈이다. 그리고 공부를 마친 후 순천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로 8년 동안 활동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다.

 

공자는 음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흥어시(興於詩)하고 입어례(立於禮)하며 성어락(成於樂)이라고. “시로써 흥하고 예로써 바르게 서지만 그것을 완성 시키는 것은 음악” 이라는 것이다. 음악만큼 인간의 감정을 드높여 주는 것도 없고, 음악만큼 확실하게 세상과 맺어주는 것도 없다는 괴테의 말은 강재수 지휘자에게도 딱 들어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의 지휘봉 끝에서 광양시민들이 울고 웃는 마술이 연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