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감동적인 공연을 펼친 집시 데빌스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과 2012년 런던 동계 올림픽 등 각종 대형 행사 무대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펼쳐 세계인을 뜨거운 흥분과 감동으로 사로잡은 슬로바키아 최고의 집시 밴드다. 이들은 정통 클래식부터 샹송, 플라맹고, 오페라, 재즈, 영화 음악까지 전 장르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등  집시풍의 편곡과 연주력 그리고 격조와 품격을 모두 갖춘 최고의 집시 밴드로 인정받고 있다. 1991년 창단된 이후 전세계 35개국을 방문,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던 이들은 슬로바키아 최고의 음악 교육기관인 브라티슬라바 국립음악원 출신으로 정통 클래식 연주를 전공한 8명의 엘리트 연주자들로 이뤄져 있으며, 집시 특유의 자유로운 음악적 해석을 가미해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음악을 들려주는 팀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덜시머(Dulcimer)의 환상적인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신비 그 자체였다. 이런 세계적인 콘서트를 광양시가 개최했다는 데 대해 정말 문화적인 자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날 공연장을 찾아온 관객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한껏 흥분해 있었다. 그동안 대중가요 공연에는 청중이 많이 몰려왔지만 클래식 공연은 다소 밀렸던 게 사실이었지만, 이번 공연은 전혀 달랐다. 좌석마다 빈틈없이 들어찼을 뿐만 아니라 청중들의 열띤 감상태도는 우리시가 그동안 추진해온 문화 르네상스 실현의 결과가 아닌가 싶을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파란 눈을 가진 세계정상급의 밴드가 우리의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아리랑을  연주 했을 때는 모든 관객들이 하나같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제 우리 광양시민들은 모두 알고 있다. 감동이란 돈으로 살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기 때문에 차기 새롭게 선출되는 지역 일꾼들은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정서를 아름답게 가꾸고 또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문화의 힘이라는 사실을. 경제 개발도 좋고 기업유치도 다 좋겠지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과 마인드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오히려 그런 것들은 걸림돌이 될 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말로써의 문화가 아닌 행정적인 지원과 뒷받침이 되는 현실적인 문화를 창조하는 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할 것이다. 정말 문화가 미래의 대안이라고 확신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