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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연장 13.6Km의 거대한 제방을 쌓아야 하는 축조공사에는 엄청난 양의 석재가 필요했다. 문제는 그 석재를 어디서 구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호안 근처에 있는 섬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호안부지 내에 있던 소당도, 금당도, 비운도 등 섬13개를 발파하였다. 또 호안 축조시 인근 해역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국내에서 최초로 수중 커튼을 바다에 설치하고 여의도 63빌딩 140여개를 지을 수 있는 양의 모래와 암석을 밑바닥에서 건져냈다. 이렇게 해서 광양제철소 기초공사는 서서히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그 시절 기업인들의 정신은 ‘하면 된다’ 라는 사고방식을 절대적 신앙처럼 여기고 있었을 때였다. 이 말은 故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썼다는 데, 그 당시에는 정말 필요한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시와 명령에만 길들어진 관료형체제의 시스템은 많은 부작용도 함께 가져왔다.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도 알고 보면 책임을 망각한 사람들의 잘못이 크다 하겠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한 실수가 엄청난 참사를 불러 온 것이다.
어쨌거나 광양제철소는 ‘하면된다’ 는 故 박태준 회장과 모든 임직원들의 필사적인 각오가 만들어낸 하나의 예술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조금 아쉬운 점은 요즘 광양제철소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광양제철소가 제2의 부활을 꿈꾸며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젠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은 사실이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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