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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품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아니 온 땅이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겪고 있다. 크게 웃다가도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웃음을 멈출 때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는 푸른 5월과 모든 일상을 함께 삼켜버렸다. 정신상담가들의 말에 따르면 아픔을 너무 오래 가져가는 것도 썩 좋은 일은 아니라고 조언을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공자도 哀而不傷(애이불상)이라고 말했다. 슬픔을 너무 오래 간직하게 되면 몸을 망치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세월호 참사는 지금 당장 잊을 수 있거나 잊어서도 안 되는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상을 그렇게 슬픔으로만 몰아가는 것도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서서히 기력을 차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찾아야 한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철저하게 추궁하고 따져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쩌면 이게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이 바라는 마지막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들이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6.4 지방 선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다. 이번 참사를 통해 지도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뼛속 깊이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재난 앞에 쩔쩔 매는 정부의 무능한 모습을 보는 순간 역시 지도자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또 했을 테다.
요즘 유행하는 말 중에 구조는 등신, 보도는 불신, 책임은 간신, 통제는 귀신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그만큼 정부가 무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좋다. 슬픔이 바닥 날 때가지는 슬퍼하고 또 슬퍼하자.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하나씩 챙겨나가자. 변명 같지만 그래야 싸울 힘도 있고 버틸 힘도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슬픔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인위적으로 정할 순 없겠지만 말이다. 또 푸른 5월이 가슴에 시퍼런 멍을 남기며 사라지고 있다./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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