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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愛 달이다. 그러나 이번 가정의 달은 마음 놓고 웃거나 즐길 수가 없다. 다 알고 있다시피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이다. 누구는 이제 그만 눈물을 닦자고 말하지만, 내 생각에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 다면 어떻게 눈물을 닦을 수 있겠는가. 세월호 고통은 이름 그대로 정말 오랜 시간이 흘러야만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질 것이다.
특히 정부가 취한 대응자세는 또 한 번 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데 일조했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그렇게 침몰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런 손을 쓸 수 없었다는 사실에 더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리라. 물론 말처럼 쉬운 것은 없겠지만, 배가 가라앉는 것은 최대한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부력의 힘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바지선으로 응급조치만이라도 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자꾸 생긴다.
부처님은 이런 비유를 사용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다면 먼저 화살을 빼고 치료부터 해야지, 이 화살이 어디서 날아왔고 또 누가 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무의미 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그런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다. 이런 정부를 도대체 어떻게 믿어야 할지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아니.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도 없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대형 참사를 겪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같은 고통을 되물림하게 될 것이다.
600만 유태인이 학살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가스실로 끌려가던 어느 청년이 이런 푸념을 했다. “도대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가 무슨 죄가 있기에 이처럼 가스실로 끌러가야만 하는가?” 그러자 그 청년 뒤에 있던 어떤 노인이 이렇게 대꾸했다고 한다. “이보게 젊은이, 그건 말이야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네. 만약에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부조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참했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네.” 맞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가는 보기보다 혹독하다. 지금 우리가 방관자의 자세로 일관한다면 10년 후에 우리는 또 어떤 일을 당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지도자를 선택한다는 게 그처럼 중요하다 했던 것이다.
앞으로 광양시 안전과 행복을 책임질 일꾼들을 선택하는 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두 눈 부릅뜨고 옥석을 가려야 할 때다. 과연 광양시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갈 적임자가 누구인지 마음속에 점지해 둬야 할 것이다. 국가라는 거대한 배를 조타(操舵)하는 예술은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어려운 예술이이라고 말한 랑케의 말처럼, 광양시라는 배를 조정할 일꾼 역시나 마찬가지 일 테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인만큼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투표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하자. 우리는 광양호(光陽號)라는 한 배를 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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