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지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게 창문(窓門)이다. 창문을 어떻게 배치하는 가에 따라 집의 품격도 크게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창문의 위치와 모양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한다. 창문은 몸이 드나들기 위한 문이 아니라, 실내 공기를 환기 시키거나 또는 바깥 경치를 엿보는 장치다. 그래서 더러 사람의 눈이나 마음에다 빗대곤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삶이 답답하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창가에 서서 골똘히 생각을 하기도 한다.

'창문 창(窓)'자에 마음 심 자가 들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어 window도 ‘바람의 눈(眼)'이라는 뜻이고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슷한 사고를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겐 반드시 그런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삶이 답답할 때, 창가에 서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에는 창문이 정서적 기능까지 톡톡히 해 낼 것이다. 겨울 동안 묵어 있던 찌꺼기는 창문을 통해 모두 날려 보내고 싱싱한 봄 냄새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는데 이 보다 더 좋은 장치도 없을 테다.

사랑하는 여인들이 창 문 아래서 그처럼 애절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 이유도 창문이 마음의 눈과 같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터득했던 것이다. 혹시 삶이 무의미 해보이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   마음의 환기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창문만 잠깐씩 열어도 집안 공기가 달라지듯  생각이라는 창문만 살짝 열어도 마음의 공기 또한  달라지게 되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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