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불교문화가 서린 광양의 문화유산 상백운암”

고승대덕들이 수행한 천년수행도량
광양시 옥룡면 동곡리 백운산 정상 아래 자리한 상백운암은 신라 말 도선국사가 처음 움막을 짓고 수행한 이래로 고려시대(1181년) 보조국사 지눌스님이 중창하고 혜심국사 진각스님이 법을 인가 받았다.
“상백운암, 중백운암, 하백운암이 한 사찰의 암자였는데 중백운암은 절터만 남았으며 지금은 백운사(하백운암)가 중백운암을 겸하고 상백운암은 현재 인법당과 요사를 겸한 한 동이 있습니다. 백운사의 산내 암자이며 제19교구 화엄사 말사인 상백운암은 고려시대 1181년(명종11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상백운암이 창건되었다고 봅니다.”
조선조에 들어서는 중건과 소실, 중창이 반복됐고, 1948년 여순사건으로 경찰에 의해 소실됐다가 1957년 구산스님이 임시 인법당을 지은 이래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상백운암은 도선국사, 보조국사, 진각국사, 나옹왕사, 벽암각성, 회은응준, 약유호암 등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 등이 수행했고 무용수연, 허주대사, 금오선사, 구산선사, 활안선사 등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수행하며 전법을 펼친 천년수행도량입니다.”

상백운암 터를 보고 7일간 춤추었다
백운산 해발 1040m 고지에 위치한 상백운암은 봉황의 기운이 서려 있어 대도를 깨치고 토금 돼지의 기운이 있어 큰대작불사를 한다고 전해지는 절이며 도선국사가 백운산 상백운암 터를 보고 가사 장삼을 입고 7일을 춤추었다고 한다.
“백운산 봉황의 둥지터인 상백운암은 1957년 구산스님에 의해 현재의 임시 인법당이 지어졌으나 오랜 세월 비바람과 태풍의 영향으로 지붕이 새고 기둥이 썩는 등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어 전라남도와 광양시가 3억원의 예산 지원을 약속해 인법당 한 채를 불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며 많은 고승들이 수행하고 도를 깨친 상백운암 인법당은 오는 20일경 완공 예정이다.

상백운암 스님의 일화 두 편
첫 번째 일화는 전 송광사 주지 현호화상이 곡성 도림사로 출가하려고 갔는데 상백운암에 도인이 있다고 해서 겨울에 찾아가다가 심한 눈보라에 길을 잃고 헤매는 중에 상백운암에 구산스님과 두 분의 스님들이 수행하는 가운데 구산스님이 갑자기 일어나서 쇠종을 처서 현호스님이 종소리를 듣고 찾아왔다고 한다.
두 번째는 구산스님은 암자에서 하루 한끼만 공양했는데 그 때마다 새와 산토끼 등 산 짐승들에게 당신이 먹는 밥을 한두 숟가락씩 나눠줬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눈이 많이 내려 산길이 끊어져 버렸고 산길이 계속 막히자 스님이 먹을 양식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백운산 아랫마을에 사는 할머니 신도가 스님의 양식을 조금씩 머리에 이고 눈길을 다녔는데 눈 덮인 산길을 찾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할머니 앞에 산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서 앞서가며 상백운암까지 안내했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참배와 역사 보존은 물론 휴식 공간으로 활용
지난 2010년 여름, 상백운암으로 들어와 4년째 수행정진하고 있는 정륜 주지스님은 많은 고승대덕들이 수행하고 도를 깨친 상백운암은 스님들 사이에는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고 ‘상백운암의 사적기’를 건네주며 자랑했다.
“상백운암은 천 년의 불교문화가 서린 곳으로 광양의 문화유산 복원과 관광자원 발굴 측면에서도 인법당 개축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상들이 남겨놓은 문화재는 우리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중요할 뿐 아니라 앞으로 문화발전에 바탕이 되기 때문에 잘 지키고 가꾸어 후손에게 길이 물려주어야 할 값진 재산입니다.”
정륜 스님은 명산에는 명찰이 있는 법인데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백운산 상백운암의 인법당 개축사업이 마무리 되면 전국에서 백운산을 찾는 등산객, 관광객들에게 참배와 역사 보존 및 관광은 물론 좋은 기를 받아갈 수 있도록 휴식 공간 장소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책에서 상백운암 알려져
상백운암은 최인호 씨의 ‘길 없는 길’ 정찬주 씨의 ‘암자 찾아가는 길2’, 김용덕 교수의 ‘누가 오늘 일을 묻는가?’,‘석사자’, 진각국사 어록,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나라’, 강건기 교수의 ‘보조국사의 생애’ 등의 서적과 보조국사 입적 800주년 송광사 행사 후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상백운암 가는 길은 광양읍 동동마을을 지나 용소에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용소에서 백운사(하백운암)까지 3.2km는 차량 진입이 가능하며 백운사에서 부터 약 45분 정도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상백운암에 오를 수 있다. 상백운암에서 백운산 정상까지는 약 30여분 소요되는데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 아름답고 상백운암 절터 뒤편에 있는 커다란 얼굴바위도 만날 수 있다.

▲ 개축 모습

▲ 개축 전

조경심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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