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그랑~ 덩그랑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계사년의 한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갑오년의 새해가 밝아왔다. 우리는 저마다의 꿈과 소망을 안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다. 시작과 출발이라는 선상에서….새해 해돋이를 보기위해 길을 떠나는 사람들, 그들은 가슴속에 간절한 바람과 희망이라는 씨앗을 심기 위해 길을 나선다.

나는 해마다 새해가 되면 박두진 시인의 <해>라는 시를 소리 내어 읊어보곤 한다. 이 시 한 편이 주는 잔잔한 감동과 울림, 솟구치는 희망이 설렘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박두진의 첫 시집인 <해>의 표제가 된 이 시는 일제 암흑기의 어둠을 몰아낸 8·15 광복이라는 벅찬 기쁨에 민족의 염원과 이상을 ‘해’를 통하여 상징적으로 노래한 시다.

책이 귀했던 시절 아버지의 시조가락을 듣고 자란 나는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박두진이라는 청록파 시인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이 시 한 편이 주는 음률적인 요소와 시어의 아름다움에 매료 되었다. 우리나라 문단의 대표 시인으로 변화의 격동기를 살아온 시인은 해방과 더불어 자연을 소재로 한 시들을 발표하면서 청록파 시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이 시가 말하고 있는 희망찬 미래의 조국을 상징하는 시구인 ‘해가 솟는 청산’의 의미를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싶다. 8․15 해방이라는 벅찬 기쁨 속에서 민족의 웅대한 기대와 이상을 ‘해’라는 사물을 통해 광복의 기쁨을 표현했고 어둠이 걷힌 ‘청산’에서 밝은 조국의 미래와 민족의 낙원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시인의 뜨거운 열망을 잘 드러내 놓았다고 본다.

지난해 우리는 안녕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대통령이 출범하면서 기대와 간절함이 컸었는데 불신의 벽이 융합의 시대가 소통의 물꼬가 닫히고 말았다. 날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순위를 오르내렸던 검색어들 국정원댓글. 사이버사령관, 밀양송전탑, 파산국회 ,철도파업, 등 여의도를 가는 열차는 더 이상 선로를 찾지 못하고 파국열차로 이탈하고 말았다.

정치란 사회통합과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추구하고 이해 갈등 속에서 빚어지는 대립과 갈등들을 합리적인 절차와 원칙을 통해 조절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백성을 편안하게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백성의 편에 서서 백성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귀는 소리는 듣는 귀요. 상대가 어떤 말을 하려는지 잘 알아듣는 귀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박두진 시인의 시구처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 박두진의 해 중에서

지난해 어두웠던 시간들을 모두 걷어내고 말갛게 씻은 얼굴로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 앳되고 고은 날들을 누려 보았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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