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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도국에 가고 싶다
내 흉곽의 江岸(강안)을 깎는 波瀾萬丈
물결 하나가
수만 겹의 물결을 데리고
와서 나의 애간장 다 녹이는
조이고 쪼이는
내 몸뚱어리 빨래가 되고
오
빨래처럼
屍身(시신)으로 떠내려가도
저 율도국으로
흘러가고 싶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시집 [문학과시성사]
당신이 꿈꾸는 세계는 무엇인가?
광신(狂神)은 거듭된 좌절에서 비롯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좌절을 자주 겪다 보면 광신주의 아니면 피안의 세계를 찾아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 하게 마련이다. 물론 그러기 전에 몇 번은 사회변혁을 꿈꾸기도 하지만 이내 곧 그만 두고 만다. 하지만 가진 게 많고 누리는 게 많은 사람은 그 자체로 충만감을 느끼기 때문에 현실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 법이다.
현실이 뒤집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늘 소외된 사람들이다. 황지우 시인도 그랬나 보다. 그가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은 다름 아닌 버거운 현실을 살고 있는 현재 우리들 모습이기도 하다. 감히 누구 인생이라고 파란만장한 삶을 건너뛸 수 있겠는가. 아무리 고생을 모르고 자란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막상 그의 영혼을 드려다 보면 곳곳이 상처요, 아픔이라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누구 말처럼 죄를 짓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길고 그 죄를 변상하기에는 또 우리 인생이 너무 짧다.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율도국같은 유토피아를 꿈꾸는지 모른다. 율도국은 홍길동이 봉건계급사회에 맞서 만민평등을 이루고자 활빈당을 이끌고 세웠다는 섬나라다. 문제는 항상 미래시재형태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그 곳에 당도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꿈꾸는 율도국의 세계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은행에 맡겨둔 당신의 적금통장과 몰래 등기해 둔 당신의 부동산 말고...당신이 진짜 꿈꾸는 세계... / 홍봉기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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