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끼’ 관객들과 나누며 살아요”

연극의 끼, 숨길 수 없어
인터뷰를 요청하자 바로 연극 얘기를 꺼내놓는 김호인 지부장, 그는 겁 없이 무대에 올랐던 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신왕오천축국전’ 제18회 정기공연이 제 첫 무대였습니다. 12월에 입단해 그 뒤 해 봄에 주인공을 맡았어요. 겁 없이 무대에 올랐는데 그런대로 대사를 까먹지 않고 잘했다고 스스로 행복해 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부끄럽기 짝이 없더군요. 자신만만했던 첫 무대, 추억이 많았고 재미있는 기억도 많지만 겁 없이 뛰어들어 주인공 역을 소화했던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평소에 연극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해보고 싶다는 강한 뭔가가 치밀어 올랐어요. 그러다 봉사활동을 하다 극단에서 활동하는 분을 알게 되어 연극을 시작했는데 벌써 16년이 됐습니다.”
그는 연극을 할 때, 그 작품에 푹 빠질 수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연습한다는 이유로 집을 자주 비우니 미안해 집에 있는 날이면 따뜻한 남편, 부드러운 아빠로 변신합니다.”
아내가 힘들어 포기했을 법도 한데 아직까지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며 활짝 웃는 그는 가정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나는 행복한 사람
“전에는 목포나 순천 여수에 비해 저희 광양 연극은 그리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광양 백운무대의 공연을 봐야 제 맛이란 말을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스탭 연기자들 모두 한마음이 되어 멋진 공연을 연출, 기획하고 공연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자 연기자들이 더 많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참 물오르게 연기를 하다 가정생활로 인해 그만 두는 여자 연기자들을 볼 때 안타까워요. 다양한 여자 배우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32회 정기공연을 마쳤으며 내년 3월에 33회 정기공연을 앞두고 있다.
“처음에는 1년에 두 번 정기공연을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1년에 한번 백운아트홀에서 정기공연을 합니다.”
백운아트홀에서 공연할 때 연극이 끝나고 불을 밝히는 순간 꽉 찬 관객이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 줄 때, 박수를 받으며 공연을 성대하게 마쳤을 때 정말 행복한 순간이며 감동의 시간이란다.
“인생은 바로 연극과도 같은 삶의 연속 아닐까요? 짜릿한 순간들을 경험하며 연극에 빠져 사는 인생은 곧 즐겁고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양청소년 연극제 개최
연극협회 광양시지부에서는 매년 연극교실을 개최해 우수한 연극인들을 발굴해 내고 있다. 현재 광양 6개 고등학교에 연극반이 있으며 연극전문 지도 강사가 지도를 해주고 있다.
“우리 지역 연극, 예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연극교실 개최, 광양청소년연극제 개최, 전국청소년연극제 참가를 시키고 있어요.”
시립극단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연극의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다.
“시민의 접근성이 좋은 중마동에 소극장을 만드는 것과 시립극단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광양에는 끼를 가지고 있는 인재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소극장이 있으면 연극은 물론 각종 문화예술 분야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일 것입니다.”
문화예술 분야를 육성한다는 말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 행정을 보면서 인근 여수, 순천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극인들을 만날 때 부럽기 한이 없다고 한다.

광양의 이야기, 무대 올리고 싶어
“소담스러웠던 광양만, 그리고 격변기를 거쳐 경제도시로 변모한 광양의 이야기 작품을 무대에 올려 광양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 젊은 퇴직자들이 많아질 것을 예상해 실버 극단을 만들어 자기계발과 좋은 취미로 끼를 발산하며 인생을 아름답고 멋지게 가꾸는데 일조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공연을 해왔던 귀중한 무대 세트장도 전시공간을 확보해 아이들에게 쪽 대본을 주어 직접 연극 무대에 서보기도 하는 체험장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 보고 있다고 한다.

진짜 직업은 협동조합 관리이사
김호인 지부장, 그의 직업은 따로 있다. 좋은 협동조합 관리이사다. 참 좋은 협동조합은 광양에서 생산된 모든 작물을 직접 판매해주는 곳이다. 생산자가 조합원이며 경제사업을 하지 않고 생산자와 조합이 직판장을 통해 판매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기 어려운 좋은 제품을 생산자는 편하게 팔 수 있고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직거래를 통해 사먹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합입니다.”
좋은 먹거리를 제대로 팔고 살 수 있도록 협동조합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관객과 호흡을 맞추며 가슴 절절한 연극을 지속적으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 꿈이라는 김 지부장, 현재 참 좋은 협동조합을 운영 중에 있으며 앞으로 각 지역에 직판장을 세워 판매를 전담할 준비 중에 있다.
내년 공연 계획을 준비하느라 하루를 48시간인 듯 살아가는 김호인 지부장, 그 누구보다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가는 그가 열정을 바쳐 준비중인 33회 정기공연과 내년에 광양에서 열리는 전남연극제가 관객들과 하나되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경심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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