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종 년 광양문화원 사무국장

인천 공항에서 뉴욕까지 약 19시간이 소요된다. 낮과 밤이 뒤바뀌고 여러 가지 생활 문화의 차이가 있는 세계 제일의 도시 뉴욕에 출장을 가보면 모든 것에 긴장하지 않으면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는 소재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예를 들어 샤워문화, 식당에서의 에티켓, 룸서비스, 대중교통문화 등 여행 규칙을 숙지하지 않으면 후진국 국민 취급을 받기 때문에 우리 같은 일반인들도 뉴욕, 뉴저지 등 인근 출장 중에는 조심에 조심을 하지 않으면 큰 액수의 벌금을 물 수 밖에 없는 철저한 준법정신이 필요한 것이 미국 여행이다. 특히 업무에 초 집중하지 않으면 시차 때문에 구름에 떠있는 듯한 상태로 협상을 해야 하고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입술을 깨물어 가며 정신을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이번 박근혜대통령 방미 중 일어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희롱 사건은 사실의 진위는 둘째치고서라도 일국의 대통령의 분신이요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이 야심한 시간에 의심 받을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라의 체면과 국격을 떨어뜨리는 안타깝고 비참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혈세로 2인 1실이면 충분히 업무를 볼 수 있음에도 독방을 썼으며 공무 추진 시 승합차나 소형버스로도 함께 움직여도 될 일을 누구까지 차 한 대씩 배정해 단독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방치한 공직자의 해외출장업무 시스템을 차제에 점검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치스러운 것은 일부 극소수 공직자들의 종사자들에 대한 무례한 언행과 품행이다.
우리가 미국이란 나라를 부러워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대통령부터 시장상인까지 똑같은 인격체로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평등한 국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여행스케줄과 일정관리는 가이드와 영사관 직원의 안내를 받을 수도 있지만 대통령을 모시는 참모로서 당연히 숙지해야 할 1차적 암기 사항이기도 하다. 설령 어린 인턴의 잘못이 있다하더라도 그 인턴을 대놓고 꾸짖기 보다는 상사나 대사관을 통해 정중히 주의를 주었어야 마땅했다. 5~6차례 미국출장을 다녀왔던 사람으로서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되고 태극기만 보아도 마음이 설레였을 텐데 어찌된 일인지 고위 공직자의 한사람이 그것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히 알고 전달해야할 대변인이 어린 교포학생을 상대로 부끄러운 일을 한 것은 윤창중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공직사회의 기강과 공직자의 자세를 재점검 해보는 전화기복(轉禍機福)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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